“폭력의 소용돌이 멈춰야” 호소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이란 최고 지도자(라흐바르) 알리 하메네이(86)가 사망한 후 레오 14세 교황이 폭력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톨릭 교회 역사상 최초의 미국인 출신 교황인 레오 14세는 2025년 5월 즉위 후 의도적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레오 14세는 일요일인 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와 순례자들을 향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중동에서 대규모 무력 충돌이 시작된 뒤 하루 만이다. 하메네이를 비롯해 이란군 지휘관 등 요인 수십명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목숨을 잃었다. 미군에도 10명 안팎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요즘 중동과 이란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평화는 파괴와 고통, 죽음의 씨앗을 뿌리는 무기나 상호 위협이 아니라 합리성, 진정성 그리고 책임 있는 대화를 통해 세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관계 당사국들을 향해 “회복할 수 없는 심연에 이르기 전에 폭력의 소용돌이를 멈추라”고 호소했다.
같은 맥락에서 “외교가 제 역할을 다시 찾고 정의에 기반한 평화 공존을 추구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특정 국가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으나 그의 메시지는 첨단 무기를 총동원해 이란 지도부를 제거하고 국가 인프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레오 14세는 올해 1월 트럼프가 미군을 투입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마약 거래 혐의로 체포했을 때에도 “베네수엘라 상황을 우려한다”며 미국을 향해 “외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특히 레오 14세는 미군의 마두로 축출 작전 개시에 앞서 여러 차례 반대 입장을 밝히며 미국 측에 마두로의 제3국 망명 허용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최근 세계 안보와 평화 문제를 다룰 새로운 국제기구로 창설한 이른바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와 관련해 교황청은 불참 의사를 명확히 했다. 트럼프는 평화위 발족을 앞두고 교황청에 동참을 요청했으나 지난 2월 교황청은 최종적으로 이를 거부했다. ‘평화위가 장차 유엔을 대체하려 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교황청 안팎에선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 탄생 이후 교황청이 의도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거리를 두려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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