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머리맡 휴대전화 걱정?”…14년, 77만명 추적했지만 ‘뇌종양 증가’ 근거 없었다

관련이슈 이슈플러스

입력 : 수정 :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국내 뇌·중추신경계 암 발생률 10만명당 4명 안팎
77만명 추적 “사용 빈도·기간과 위험 증가 연관성 확인 안 돼”
전자파 공포보다 블루라이트 수면 방해 등 현실적 변수 더 커

깜깜한 방, 머리맡에 둔 휴대전화가 낮게 진동한다. 알람을 맞추고 마지막 기사를 훑다 잠드는 일상은 이제 자연스럽다. 하지만 문득 스치는 찝찝함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머리맡에 둔 휴대전화. 국내외 대규모 연구에서는 휴대전화 전자파와 뇌종양 발생 사이의 뚜렷한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게티이미지
머리맡에 둔 휴대전화. 국내외 대규모 연구에서는 휴대전화 전자파와 뇌종양 발생 사이의 뚜렷한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게티이미지

“전자파가 뇌종양을 일으킨다”는 오래된 경고 때문이다. 이 불안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국내외 데이터를 다시 들여다봤다.

 

◆국내 발생률, 스마트폰 보급 이후에도 급증 신호 없었다

 

공포보다 먼저 숫자를 확인했다.

 

1일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 최근 발표 기준에 따르면 국내 뇌 및 중추신경계 암 발생자는 연간 약 1700~2000명 수준이다.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4명 안팎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된 지난 10여 년 동안 가입자는 크게 늘었지만, 뇌종양이 이에 비례해 급격히 증가했다는 추세는 통계상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전자파 인체 노출 기준도 관리 체계가 있다. 국립전파연구원은 휴대전화 전자파 흡수율(SAR)을 1.6W/kg(1g 평균 기준) 이하로 관리하고 있으며, 국내 판매 단말기는 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발생률이 안정적이라는 사실이 위험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인구집단 수준에서 대규모 증가 신호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영국 77만명 14년 추적…“유의미한 위험 증가 확인 못 해”

 

해외 대규모 코호트 연구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2022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BMJ’에 발표한 ‘밀리언 우먼 스터디’ 분석이다.

 

연구진은 영국 여성 약 77만명을 평균 14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휴대전화 사용 빈도와 사용 기간에 따른 뇌종양 발생 위험을 비교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위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

 

방대한 인구 기반 데이터를 분석했지만, 일상적 휴대전화 사용과 뇌종양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입증할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한·일 공동 장기 실험…재현성 확인 못 해

 

국내에서도 장기 검증이 진행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일 공동 연구팀은 국제 인체 보호 기준에 준하는 강도의 RF 전자파를 생쥐 210마리에 2년간 장기간 반복 노출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이는 2018년 미국 국립독성연구프로그램(NTP)이 고강도 노출 환경에서 일부 쥐 종양 발생을 보고한 뒤 제기된 논란을 재검증하기 위한 취지였다.

 

분석 결과, 전자파 노출군과 대조군 사이에서 주요 장기의 종양 발생률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과거 실험이 특수한 고강도 환경에서 이뤄졌으며 현재의 상용 통신 환경과 조건이 다르다는 점도 함께 설명했다.

 

전자파보다 무서운 '수면의 적. 제미나이 생성 그래픽
전자파보다 무서운 '수면의 적. 제미나이 생성 그래픽

◆전자파보다 수면 습관이 더 현실적 문제

 

전문가들은 암이라는 극단적 공포보다 ‘수면의 질’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다수 연구에서 스마트폰 화면의 블루라이트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수면 시작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보고돼 있다.

 

전자파에 대한 과도한 불안에 집중하기보다 취침 전 화면 노출을 줄이는 것이 건강 관리 측면에서 더 현실적인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은 전자파보다 블루라이트 노출로 인한 수면 방해 가능성이 더 현실적 변수로 지적된다. 게티이미지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은 전자파보다 블루라이트 노출로 인한 수면 방해 가능성이 더 현실적 변수로 지적된다. 게티이미지

전자파 노출이 마음에 걸린다면 물리적 거리를 두는 방법도 있다. 국립전파연구원 설명에 따르면 기기를 몸에 밀착해 사용하는 경우보다 일정 거리 이상 떨어뜨리면 노출량은 크게 감소한다. 통화 시 이어폰이나 스피커폰을 활용하는 것도 머리 부위 직접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머리맡 휴대전화가 암으로 이어진다는 확정적 증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공포는 데이터로 가라앉히고, 오늘 밤 화면을 조금 더 일찍 끄는 것. 우리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

 

◆“한 뼘만 멀어져도 달라진다”…전자파 줄이는 3가지 습관

 

전자파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일상 속 작은 습관으로 노출을 줄일 수 있다.

 

① 취침 시 머리에서 거리 두기

잘 때 휴대전화를 베개 옆에 두기보다 손이 닿지 않는 협탁 위에 두는 것이 권장된다.

 

② 장시간 통화는 이어폰 활용

유선 이어폰이나 스피커폰을 사용하면 머리 부위 직접 노출을 줄일 수 있다.

 

③ 수신 감도 낮은 환경에서는 통화 자제

지하 공간이나 엘리베이터 등 신호가 약한 환경에서는 단말기가 더 높은 출력으로 동작할 수 있어 장시간 통화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피니언

포토

초코 윤지 '상큼 발랄'
  • 초코 윤지 '상큼 발랄'
  • 아이브 장원영 '화려한 미모'
  • 정회린 '순백의 여신'
  • [포토] 카리나 '눈부신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