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사형 구형 이후 새벽 발언
“국회 독재 탓” “특검 광란의 칼춤”
상기된 얼굴로 방청석 보며 목청
지지자 의식 “국민·청년 위해 기도”
무력 동원 않은 ‘계몽령’ 주장 반복
경찰 투입은 김용현 탓 돌리기도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마지막 발언 순간에도 이른바 ‘계몽령’으로 일컬어지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재판부가 아닌 방청석만을 바라보며 비상계엄 선포를 합리화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사건 최후진술에서 비상계엄 선포 배경에 대해 “체제 전복, 외부 주권 침탈 세력과 연계한 거대 야당이 거짓 선동으로 헌정을 붕괴시키고 국정을 무너뜨려 나라를 망국의 위기에 처하게 했다”며 “국회의 독재에 주권자인 국민을 상대로 비상벨을 울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 0시11분부터 1시간30분 넘게 피고인석에 앉아서 발언했다. 최후진술 차례가 되자 윤 전 대통령은 준비한 종이를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무력을 동원하지 않은 ‘메시지 계엄’이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국회의 경비와 질서 확보를 위해 투입된 소수병력 중 일부는 비무장 상태로 국회 담벼락 아래 그냥 앉아 있었고, 일부는 빈 총만 들고 국회 마당에서 수천명의 군중에 둘러싸여 폭행당했다”며 “누구도 국민을 억압하거나 국회의원들의 계엄해제 요구 의결을 위한 의사일정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형법상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해석된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의 목적은 장기 독재의 발판’이라는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의 구형이유를 반박하는 대목에선 목소리가 격해졌다.
그는 “공소장은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는 망상과 소설일 뿐”이라며 “과거 권력장악을 위한 개헌을 하려면 국회를 해산시키고 국민투표를 해야 했다. 개헌은 어떻게 하고 오늘날 이런 국민투표에 응할 사람이 누가 있나. 시나리오를 설명해 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을 거대 야당 탓으로 돌리는 대목에선 상기된 얼굴로 몸을 틀어 방청석을 향해 목청을 높였다.
일부 혐의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 경찰 투입을 두고 “계엄 선포 당일 저녁 김용현이 와서 ‘경찰이 몰려오는 인파 질서 유지하게 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래서 얼굴도 볼 겸 경찰청장, 서울청장을 불렀다”며 “김용현이 제 방에 오지 않았다면 조지호나 김봉식이 이런 식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 않았을 텐데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상 피고인의 최후진술에서는 자신의 혐의에 대한 항변과 함께 재판을 받게 된 점에 대한 소회와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밝힌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것을 두고는 “숙청과 탄압으로 상징되는 광란의 칼춤”이라며 ‘내란몰이’였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야당을 향해서는 ‘이리 떼’, ‘어둠의 세력’, ‘반국가세력’과 같은 표현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대신 자신의 지지자들에 대해선 “고통과 좌절의 시간을 겪은 국민과 청년들에 하루에도 몇 번씩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마지막까지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의 내용은 없고 법조인으로서 부끄러운 모습만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검은 전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이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법정형인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중 가장 중한 형이다. 재판부는 내란죄 구성요건인 12·3 비상계엄의 국헌문란 목적 여부와 계엄 과정에서 폭동이 있었는지 등을 두고 유죄 여부를 판가름하게 된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호류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14/128/20260114518582.jpg
)
![[세계타워] 견제와 균형이라는 이름의 공백](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9/128/20251119518380.jpg
)
![[세계포럼] 국방비 펑크와 무인기 ‘호들갑’](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9/10/128/20250910520139.jpg
)
![[오철호의플랫폼정부] 누가 사회를 지배하는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14/128/20260114518515.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