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이언스프리즘] 새 세상을 꿈꾸는 뇌가 필요하다

관련이슈 사이언스 프리즘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26-01-14 22:48:40 수정 : 2026-01-14 22:48:39

인쇄 메일 url 공유 - +

기술 넘어 삶 속에 녹아든 AI
일도 생각도 로봇이 하는 시대
과연 인간은 무엇을 하게 될까
살고 싶어 하는 ‘새 세상’ 고민

매년 초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CES가 열린다. 일주일간 전 세계의 수많은 기업이 자신들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미래 비전을 선보이는 곳이다. 지난 수년간 매 CES마다 참석해 왔지만 올해 보인 풍경은 색다른 모습들이 여기저기 보여 소회를 적어본다.

인공지능(AI)은 이제 더 이상 혁신적인 기술이 아니라 삶 속에 완전히 녹아 들었다. 냉장고, 세탁기, 텔레비전과 같은 수없이 많은 가전 제품 안에 모두 AI가 탑재되어 있지만 그 자체로는 그다지 새로운 것이 없어졌다. 다만 AI를 어떻게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것인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요리를 하려면 냉장고가 그 안에 있는 식재료를 인지해 적당한 레시피를 추천해 주고, 잠을 자고 싶으면 집 안의 빛과 온도, 습도 그리고 소리까지 다 잠을 자기에 최적화된 모드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 양치를 하는 동안 거울을 보면 거울 안의 센서들이 피부 상태, 혈압과 혈색 등을 체크해 어떤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지 추천해주고, 얼굴색에 맞춰 옷 색깔까지 코디해 준다. 이를 위해 스마트 홈 안에 있는 수많은 기기가 서로 연결되고, 사용자의 패턴을 데이터로 읽어내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는 세탁기에 빨래를 넣었다가 빼고,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채워 넣었다가 다시 찬장에 옮겨야 하는 작업을 해야 했는데, 이 작업을 이제는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장동선 궁금한뇌연구소 대표

AI는 어디에 다 들어갈 것인가? 결국은 물리적인 세상 속에서 사람들의 삶 속에 직접 들어와야만 하기에 올해 CES에서 주된 화두는 피지컬(Physical) AI였다. 따라서 수많은 자동차 기업들의 미래 비전 안에 AI 가 녹아들어 있었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로봇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들의 전시는 다양하게 이루어졌는데, 무술 대련을 하는 로봇, 외과 수술을 진행하는 로봇, 창고에서 물건을 옮기는 로봇, 그리고 공장에서 자동차 제조 과정에 참여하는 로봇 등 중국과 한국, 스위스, 독일 등 다양한 국가의 로봇들을 비교할 기회였다. 작년에 비해 일 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로봇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놀랍게 많이 늘어났다.

올해 전시장에서 가장 많이 보인 단어는 AI Companion 즉, ‘AI 동반자’였는데, 이제는 인간과 인간만이 협업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인간, 그리고 로봇과 인간이 함께 살게 되는 세상의 모습을 다양한 모습으로 상상할 수 있었다. 아이들을 위해 책을 읽어주는 로봇도 있었고,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데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들어가는 노력을 다 들이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그 대체재가 될 수 있는 펫 로봇도 많이 보였다.

세상이 놀라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CES 2026의 전시였지만, 여러 기술과 서비스들을 보면서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된 것은, 우리의 뇌가 AI와 로봇이 우리와 함께하게 되는 앞으로의 세상에 어떻게 적응하게 될까 하는 질문이었다.

인간이 할 일을 모두 로봇이 대신하게 되면, 인간은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지 않아도 우리 대신 생각하고 선택하는 AI와의 삶에 익숙해지면 우리의 뇌는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차츰 소실하지는 않을까? 이러한 상상들은 그저 우려할 일이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살게 될 세상에서 필요하게 될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하기도 한다. AI가 우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줄 수 있게 되면 지금과 같은 학교 제도가 필요할까? AI가 인간 대신 쇼핑과 구매를 다 하게 되면 지금의 화폐 제도와 경제 구조는 그대로 갈 수 있을까? 누군가의 능력을 측정하는 척도가 몇 년 동안 학교를 다니다가 어느 한 날 스냅샷처럼 이루어진 시험 점수가 되는 것이 합당할까? 누구나 스마트글라스를 쓰고 스마트워치를 차고 다니는 세상에서는 내가 얼마나 건강한 삶을 살고 있고, 자기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AI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그것이 나의 가치를 결정짓는 세상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떤 미래가 올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경험할 수 있기 위해서는, 새롭고 신기한 기술과 서비스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싶어 하는 새로운 세상을 꿈꿀 수 있는 뇌들이 더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장동선 궁금한뇌연구소 대표


오피니언

포토

고윤정 '아름다운 미모'
  • 고윤정 '아름다운 미모'
  • 이세희 '사랑스러운 볼하트'
  • 신세경 '우아하게'
  • 쯔위, 과감한 '큐티 섹시' 란제리 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