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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로마네콩티 돌려주고 체납액 축소…국세청, 1.4조 탕감 논란

입력 : 2026-01-12 17:33:45 수정 : 2026-01-12 17:45:03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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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국세 체납징수 관리실태’ 발표
체납액 축소하려 1.4조 국세채권 위법 소멸
고액체납자에 압류·출국금지 해제 특혜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챗GPT 생성 AI 이미지

 

국세청이 누계 체납액을 줄이기 위해 고액 체납자에게서 압류한 5억원 상당의 고급 와인 수천병과 명품 가방 수십점을 되돌려주는 등 1조 4000억원가량의 체납 세금을 부당하게 탕감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2일 이런 내용의 ‘국세 체납징수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국세 채권 관리와 체납징수 운영 등에서 다수의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020년 10월 임시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122조원 규모로 확인되자 관리 부실 비난을 우려해 이듬해 체납 공개 때까지 누계 체납액을 ‘100조원 미만’으로 축소하기로 계획했다.

 

이를 위해 지방 국세청별로 일률적인 체납 감축 목표(20%)를 부여하고, 국세채권 소멸시효(5년) 계산을 법령에 따른 ‘압류해제일’이 아닌 ‘추심일’ 또는 ‘압류일’ 등 이전 시점으로 소급 적용하도록 했다.

 

이 같은 부당한 방식으로 시효가 지난 채권이 대량 발생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세금 1조 4268억원이 ‘시효 만료’로 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개별 사례를 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무기중개 관련 대기업 회장인 고액 체납자 A씨에게 에르메스 등 명품 가방 30점과 로마네콩티 등 고급 와인 1005병(시가 4억 8000만원 상당) 등을 압류했다가 이를 해제했다.

 

또 A씨 등 일가에 대한 서울지방국세청의 출국 금지 조치도 제대로 된 증거 서류 없이 담당자의 판단으로 세 차례 해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체납액 500만원 미만의 소액 체납자 56만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부동산 압류 1만 7545건이 공매 등의 절차 없이 5년 이상 장기간 압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체납자에게는 재산 압류 해제 등 관대한 조치가 이뤄진 데 비해 소액 체납자들의 재산은 압류 뒤 공매할 실익이 있는지를 서둘러 판단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감사원은 ‘위법 소지가 크다’는 직원들의 내부 경고를 무시한 채 국세청이 체납액 축소 실적을 인사 평가의 핵심 지표로 삼아 조직적으로 통계 조작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세청장에게 소멸시효 기산점의 임의 적용을 차단하는 제도 개선과 함께 압류·출국금지 해제 업무를 부당 처리한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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