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가 자국 고객사에 대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 구매 시 선결제' 요구에 대해 "가혹하고 불평등하다"고 비판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는 11일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엔비디아의 '전액 선결제' 요구는 시장 관행에서 어긋난 행보로, 미국 수출 통제 규정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강압적 접근 방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첨단기술 분석가 류딩딩은 글로벌타임스에 "엔비디아의 독단적 성향과 불합리한 관행이 명확히 드러나는 것"이라면서 "수년간 엔비디아를 지지해 온 중국 구매자들은 이제 모든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가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중국 고객사에 H200 칩 구매 시 전액 선결제는 물론 주문 취소·환불·사양변경 불가 등 엄격한 조건을 이례적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같은 조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달 엔비디아의 H200 칩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이어, 중국 당국이 이르면 이번 분기(1분기) 내에 상업 용도로 H200 칩 수입을 일부 승인할 계획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류딩딩은 "엔비디아의 접근법은 중국 시장에서 칩 판매를 늘리려는 엔비디아의 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동종 업계가 위험을 공동으로 해결해야 하며, 고객에게 모든 부담을 지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엔비디아의 이 같은 결정이 "중국 고객사들이 국내 대안을 모색하려는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게 할 것"이라는 미국의 한 투자 포털 게시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강화된 결제 규정으로 주문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본 투자전문매체 테크스톡투의 보도를 함께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엔비디아가 내건 구매 조건의 배경에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는 시각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며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 매체는 웨이샤오쥔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 부회장을 인용해 "미국의 변덕스러운 태도, 즉 고성능 칩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가 다시 압박하는 행태 때문에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진정한 전략적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중국 업계는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아직 H200 칩 구매를 승인할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초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H200 칩 구매 승인 여부와 관련해 "중국은 항상 미중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해 왔다"고만 답했다.
다만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기술 기업들은 200만개 이상의 H200 칩을 주문했으며, 이는 엔비디아의 재고량(약 70만개)을 크게 웃돈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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