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앞마당의 반미·친중 지도자 제거
석유 매장 1위 국가 이권 취득 주효
美 원유회사 투입해 재건 비용 충당
마약 유입·불법 이민자 차단 포석도
“쿠바·콜롬비아가 다음 타깃” 으름장
트럼프 과도통치 성공 여부는 미지수
전격적인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반구 회귀’ 정책, 즉 ‘돈로주의’(19세기 미 고립주의 정책을 대표하는 먼로주의에 도널드 트럼프를 더한 합성어)와 맞닿아 있다. 또 석유에 대한 이권 취득과 함께 마약 이동 경로 차단, 정국 전환과 지지층 결속도 주요 목적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반대 여론이 뜨거울 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 내부를 장악하기도 쉽지 않을 수 있어 ‘성공한 작전’으로 남을지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돈로주의’로 앞마당 수호
3일(현지시간)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예고된 측면이 없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에서 미국으로 마약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을 잇달아 격침했고, 육상을 통한 마약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등에 대한 지상공격에 나설 것임을 여러 차례 밝혔다. 또 핵추진 항모전단을 카리브해에 배치하고, 마두로 정권을 ‘외국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전격적으로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한 것은 예상을 넘어서는 일이라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공격은 미국이 ‘세계 경찰’이 되기보다는 미국이 위치한 미주 대륙(서반구)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미국의 앞마당인 중남미를 중국의 간섭으로부터 배제하고 이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경제적 세력을 확고히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네수엘라의 대표 ‘반미’, ‘친중’ 지도자 마두로 대통령을 끌어내림으로써 이 지역의 다른 국가에도 상징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와 같이 반미 성향이 강한 중남미 국가인 쿠바, 콜롬비아에 대해서도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달 국가안보전략(NSS)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천명한 ‘미주 대륙으로의 중심축 조정’에 부합하는 행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러라고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외부 세력이 서반구에서 우리 국민을 약탈하고, 우리를 반구 안으로 밀어 넣거나 밖으로 몰아내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약·석유도 배경…‘해외 개입’ 반발
이번 작전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국발 마약 유입 차단 정책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베네수엘라는 마약 밀매 조직의 본산으로 거론돼 왔다. 마두로 정권이 철권통치를 하는 베네수엘라에서 많은 난민이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만큼 반이민 정책과도 연관이 없지 않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이권 역시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분석된다. 베네수엘라 원유 매장량은 3000억배럴 이상으로,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많은 세계 1위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석유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진출해 시설을 현대화하고 수익을 창출해 베네수엘라 재건에 쓰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미국 석유 기업의 이권 보장을 노골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환경 에너지에 중점을 뒀던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화석연료로 회귀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앞마당’ 베네수엘라의 유전 관련 이권이 필요하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거론되고 있는 성범죄자 엡스타인 파일 공개, 경제정책과 국정 전반에 대한 저조한 지지율 등으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 전망이 밝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형태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 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트럼프 뜻대로 될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공격에 이어 해외 개입 자제 기조를 잇달아 깨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지지층 내부 균열이 감지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핵심 인사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임시 통치 회견과 관련해 “이라크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고 혹평했다. 이날 워싱턴, 뉴욕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선 반전 시위가 벌어졌다.
베네수엘라 과도통치 역시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마두로 대통령 개인을 제거해도 마약·군사조직이 얽혀 있는 복잡한 베네수엘라의 상황 속에서 내부 혼란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석유도 이미 러시아와 중국이 차지한 상황에서 미국 기업 재진출이 어렵고, 아무런 제약이 없더라도 생산량 정점을 회복하는 데 최소 10년, 비용은 1000억달러 이상이 든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베네수엘라는 파나마가 아니다”라며 “‘치고 빠지기’ 작전으로 국가원수를 제거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인구 2800만명의 국가를 통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음날에 대한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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