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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으면 1000만원?”…예상 못한 ‘반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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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03 05:00:00 수정 : 2025-12-03 05:14:33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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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하면 ‘세후 1000만원’…한화가 시작한 복지 실험, 1년도 안 돼 200가구 돌파

유통·서비스·기계 산업군의 근로 특성상 일·가정 양립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져 온 가운데, 한화가 올해 초 도입한 ‘육아동행지원금’ 제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

 

육아동행지원금은 단기적인 성과를 넘어 저출생 시대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인재와 동행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시행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원금 수혜 가구가 200곳을 넘어섰고, 내부 만족도는 물론 인재 확보 경쟁력 측면에서도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원의 육아, 회사가 함께 책임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유통 서비스·기계 부문은 올해 1월부터 그룹 내 13개 계열사에 ‘육아동행지원금’ 제도를 도입했다.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주도한 제도다. 출산 가정에 세후 1000만원을 지원하는 파격적 규모가 특징이다.

 

지원 횟수에는 제한이 없으며, 쌍둥이·다둥이 가정은 신생아 수만큼 지급해 실효성을 높였다.

 

초기에는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리조트 2곳에서 시범 도입됐으나, 직원 만족도가 높고 업무 효율 개선 효과까지 확인되면서 한화비전, 아워홈 등 13개 계열사 전체로 확대됐다.

 

◆200가구 돌파…주요 계열사별로도 빠른 확산세

 

도입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수혜 가구가 200가구를 넘어선 것은 회사 내부에서도 ‘예상 밖 성과’라는 평가다.

 

계열사별로 수혜 현황은 △아워홈 60명 △한화호텔앤리조트 43명 △한화세미텍 23명 △한화갤러리아 21명 △한화비전 18명 등이다.

 

유통·서비스 업종 특성상 교대근무·주말근무 등 육아에 불리한 근무 형태가 많은 상황에서, 실질적 지원이 출산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전문가들이 본 ‘육아동행지원금’의 전략적 의미

 

복지 차원을 넘어 조직문화·경영 전략·노동시장 구조까지 변화시킬 제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인사 전략 전문가는 “직원의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높여주는 지원금 제도는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조직문화 혁신”이라며 “출산 장려를 넘어 ‘회사와 직원이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메시지를 주며, 인재 확보 경쟁력까지 강화하는 전략적 투자”라고 말했다.

 

이어 “세후 1000만원은 출산 초기 경제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 준다”며 “업무 몰입도와 조직 충성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고효율 복지’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민간 기업이 출산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저출생 해결에 중요한 전환점이다. 다둥이 가정에 맞춰 지급을 늘리는 구조는 공공 정책에서도 참고할 만한 설계다.

 

◆업계 파급 효과도…“유통·서비스 업종 전반에 ‘복지 혁신 압력’ 커질 것”

 

근로 강도와 근무시간 변동이 큰 업종에서 이러한 제도가 먼저 도입된 점은 업계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서비스·기계 업종이 먼저 육아 친화 제도를 확대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며 “경쟁사에도 ‘복지 혁신 압력’으로 작용해 산업 전체의 근로환경 개선을 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 혁신이 기업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시대다. 이같은 실험은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게티이미지

ESG 경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육아동행지원금은 사회(S) 영역에서 ESG 경영을 실천하는 대표적 사례다. 이미지를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미래 인재 확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국내 민간기업 지원금 가운데서도 세후 1000만원은 최상위권 규모다.

 

출산 비용 부담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업의 현금 지원은 출산 의사결정에 직접 영향을 준다. 국내 기업 복지 정책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실질적 지원’이라는 게 중론이다.

 

◆“복지, 비용 아닌 투자”…‘새로운 실험’ 어디까지 갈까

 

출산·육아 직원들은 “회사가 정말 우리 상황을 이해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높은 만족도를 보여준다.

 

직원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조직에 대한 감정은 크게 달라진다. 복지는 비용이 아니라 성과와 직결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다.

 

육아동행지원금은 단기적인 성과를 넘어, 저출생 시대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인재와 동행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복지 혁신이 기업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시대, 이같은 실험은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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