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은(銀)값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6.67% 급등한 온스당 56.446달러(약 8만2900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94% 폭등하며 같은 기간 63% 상승한 금보다 훨씬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급등세는 단순히 한 종목의 변동성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투자자 심리의 재편을 보여주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금보다 더 뛴 은…“작은 시장이 만든 큰 폭등”
먼저 경제학자들은 은값 급등을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의 직결 결과로 본다.
한 거시경제학자는 “은의 사상 최고가는 투자 수요 증가를 넘어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심리가 깊어졌다는 의미”라며 “산업 수요와 안전자산 속성을 동시에 지닌 은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기 둔화가 함께 부각될 때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전쟁 장기화, 주요국 금리 인하 지연,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복합 리스크가 이어지며 은으로의 회피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귀금속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은값이 금보다 더 가파르게 오른 이유를 ‘수급 구조의 차이’에서 찾는다.
시장 애널리스트는 “은 시장은 금보다 유동성이 훨씬 작아 공급·수요 변화가 가격에 빠르게 반영된다”며 “공급 제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투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몇 년간 광산 채산성이 낮아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산업용 수요 증가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트레이더들이 말하는 현장 분위기…“지금은 거의 패닉 바잉”
실제 원자재 시장에서는 “지금 은 시장은 사실상 패닉 바잉에 가깝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 원자재 트레이더는 “대부분의 투자자가 단기 조정 가능성을 알면서도 리스크 회피 심리가 워낙 강해 매수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며 “가격이 ‘누그러질 여지’보다 ‘더 오를 불안’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글로벌 헤지펀드는 금 비중을 줄이고 은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는 ‘리밸런싱 전략’을 실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값의 강세를 단지 안전자산 쏠림 현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환경 산업 성장에 따른 산업 수요 확대가 장기 바닥을 받쳐 주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경제 전문가는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분야에서 은 사용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가격을 밀어올렸다면, 장기적으로는 산업 수요가 하방을 강하게 지지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태양광 패널 생산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은 사용량도 동반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에 5G·AI 서버 등 IT 장비 수요까지 더해지며 은의 ‘산업 메탈’로서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 “단기 조정 가능성 있지만 장기 상승세 유효”
증권가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변동성 확대를 경고하면서도 중장기적 흐름은 ‘우상향’으로 본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은 분명 존재하지만, 산업 수요와 안전자산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는 구간에서는 장기적 상승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금에 비해 가격이 낮고 변동성이 커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는 것도 장기 수요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정세 전문가들은 최근 은값 상승을 지정학 리스크 확산의 직접적 결과로 본다.
“은은 산업적 성격 때문에 경기 민감도가 존재하지만, 전쟁·금융위기·유가 급등 등 위기 상황에서는 금 못지않은 피난처가 된다”는 설명이다.
금은 이미 각국 중앙은행이 대량 매입하면서 가격이 높아진 반면, 은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 ‘대안 안전자산’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시대…“실물자산 재평가 흐름 속 금·은 동반 강세”
장기적 관점에서 은값의 급등을 인플레이션 환경 속 실물자산 가치 재평가 과정의 일부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은값 급등은 단기적 시장 과열이라기보다 자산 가치 재편 흐름의 연장선”이라며 “금·은 모두 구조적 강세 사이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물자산 투자 비중을 높이는 글로벌 장기 트렌드 속에서 은의 재평가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은값은 단기 과열로 인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 상승 구조는 견고하게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안전자산 선호, 산업 수요 확대, 공급 제약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강화되는 ‘역대급 수급 환경’이 형성된 만큼, 은 시장은 과거와 다른 체급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한국판 장발장’에 무죄](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27/128/20251127519404.jpg
)
![[기자가만난세상] AI 부정행위 사태가 의미하는 것](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27/128/20251127519346.jpg
)
![[세계와우리] 트럼프 2기 1년, 더 커진 불확실성](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27/128/20251127519384.jpg
)
![[조경란의얇은소설] 엄마에게 시간을](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27/128/20251127519352.jpg
)




![[포토] 아이브 가을 '청순 매력'](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28/300/20251128510212.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