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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분계선’ 일치 통해 기초적 신뢰 구축… 北 호응 땐 남북 소통채널 재가동

입력 : 2025-11-18 06:00:00 수정 : 2025-11-17 21:12:35
박수찬·장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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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에 군사회담 제의

北, 2023년 4월 이후 모든 채널 끊어
전문가 “北 호응 가능성 낮아” 전망도
당국 “두 차례 전달… 아직까지 무응답”

국방부가 17일 북한에 군사분계선(MDL) 기준선 관련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공개 제안한 것은 남북관계가 단절된 국면에서 초기 수준의 신뢰구축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의 남북관계에서 무력충돌을 방지하려면 정전협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군사분계선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북이 대화를 통해 군사분계선에 대한 인식을 일치시킨다면, 지난 수년간 대화 단절로 인한 불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양측의 군사분계선 설정·존중은 가장 기초적인 신뢰구축 행위다. 그런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임진강변 초소에 북한군이 나와 앉아 있다. 뉴시스

경계가 명확해지면 남북 간 우발적 충돌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남북 모두 군사분계선 표지판 식별이 불가능한 상황이 적지 않다. 북한도 식별이 어려운 곳에선 자체적으로 가상의 경계선을 정해 놓았는데, 일부 경계선에 대한 남북 간 인식 차이로 충돌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난해 초부터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술도로와 철책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작업을 하면서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내려오는 사건이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10회 미만이었지만, 올해는 10회 이상으로 늘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지난 8월19일에도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작업을 하던 북한군 30여명이 군사분계선을 침범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돌아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남북이 군사분계선에 대해 동일한 인식을 갖는다면 우발적 충돌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는 9·19 군사합의의 기본정신과도 부합한다.

북한이 회담 제안에 응한다면 단절된 남북 소통채널이 부활한다는 의미도 있다. 남북은 과거 판문점 채널과 동·서해 군통신선을 유지해 왔지만, 북한은 2023년 4월7일 이후 모든 채널을 끊어 2년 넘게 소통 단절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남북 군사회담은 2018년 10월 제10차 남북장성급회담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북한은 2023년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인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면서 남측과 단절하기 위한 조치들을 이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회담 제안도 유엔군사령부-북한군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오늘(17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유엔사-북한군 채널을 통해 협의 제안을 전달했지만, 아직까지 응답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날 이외에도 최근 군사분계선 기준선 문제 관련 협의를 하자는 뜻을 같은 채널로 수차례 북한에 통보했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 정상회담과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한의 비핵화 기조 재확인, 핵추진잠수함 건조, 동맹 현대화 등 북한이 예민해하는 메시지들이 나온 상황이라 북한이 대화에 응할 가능성은 더욱 낮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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