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끊길까봐 무섭다.”
15년 만의 대대적인 개편으로 이용자 불만이 폭주한 카카오톡이 의외로 ‘이용률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NS 피드형 개편과 숏폼 도입 등 ‘카톡의 변신’이 여론의 역풍을 맞았지만, 경쟁 메신저들은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톡은 이미 사회적 인프라 수준의 서비스로, 불만이 높아도 이탈이 쉽지 않은 구조”라며 “국내 메신저 시장의 ‘잠금 효과(Lock-in)’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라고 분석한다.
◆여론 악화에도 ‘DAU’ 그대로…“이탈은 없었다”
15일 앱 트래픽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카카오톡의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큰 변동이 없었다.
지난 8일 안드로이드 기준 DAU는 2549만명으로, 한 달 전(2530만명)과 사실상 동일한 수준이다.
경쟁 메신저들은 오히려 미세한 등락에 그쳤다. 같은 기간 텔레그램은 79만명에서 81만명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라인은 33만명에서 32만명으로 줄었다.
‘메신저 본연의 기능’을 내세운 네이트온도 3만5000명에서 3만8000명으로 3000명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논란의 핵심은 ‘친구탭 피드화’
지난 9월, 카카오는 카카오톡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피드 형태로 바꾸고, ‘톡 게시물’과 ‘숏폼 영상’ 기능을 도입했다.
그러나 이용자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사생활 노출 우려”, “메신저 본질 훼손”, “광고 노출 확대”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SNS상에는 ‘예전 버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글이 쏟아졌다.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앱 삭제나 전환 움직임은 거의 감지되지 않았다.
카카오톡이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앱을 넘어 국내 사회 전반의 연결망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싫지만 써야 한다”…‘사회적 잠금 효과’ 작동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을 ‘잠금 효과(Lock-in Effect)’의 전형적인 사례로 본다.
이용자 간 네트워크가 견고할수록, 불만이 있어도 서비스 이탈은 어렵다는 것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이미 사회적 인프라 수준으로 자리 잡은 서비스”라며 “UI 개편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이용자 간 네트워크가 너무 단단해 단기적인 이탈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라인과 텔레그램은 한국 내 이용 기반이 취약하다.
라인은 일본·태국 등 해외 중심 서비스다. 텔레그램은 복잡한 UI와 ‘범죄 악용 이미지’ 탓에 대중화에 제약이 있다.
◆카톡은 이제 단순한 앱 아닌 ‘사회적 관계망’
심리학자들은 카카오톡을 단순한 앱이 아닌 ‘사회적 관계 인프라’로 본다.
친구, 가족, 직장 등 인간관계의 핵심 도구가 된 만큼, 앱을 떠나는 것은 단순한 서비스 이탈이 아닌 ‘사회적 단절’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한 사회심리 전문가는 “카카오톡을 떠난다는 건 단순히 앱을 삭제하는 게 아니라 관계망을 새로 구축하는 일”이라며 “이런 심리적 부담이 이용률 유지의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 불만과 실제 행동은 늘 괴리감이 있다”며 “싫지만 써야 하는 서비스일수록 단기 불만은 높아도 장기 이탈은 적다”고 진단했다.
◆신뢰도는 ‘타격’ vs 이용률은 ‘유지’
마케팅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평가하면서도, 이용률 유지가 ‘관성 소비’의 결과라는 점에 주목한다.
한 브랜드 전문가는 “트래픽이 유지된 건 충성도 때문이 아닌 대체재가 없고 모두가 쓰기 때문”이라며 “브랜드가 강해질수록 변화에 대한 반감도 커지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논란은 UX보다 플랫폼 확장을 우선한 결과”라며 “기능 경쟁보다 사용자 만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메신저 시장은 이미 신규 진입이 어려운 구조로, UI 논란 하나로 점유율이 흔들리긴 어렵다는 평가다. 라인이나 텔레그램이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내 시장의 카카오톡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대체재가 존재해도 사회적 합의가 따라주지 않으면 확산은 어렵다.
일각에서는 향후 경쟁이 ‘메신저’가 아닌 AI 기반 커뮤니케이션이나 메타버스형 소통 플랫폼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카카오톡의 ‘불변 이용률’이 던지는 메시지는?
결국 이번 사태는 국민 메신저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사회라는 역설적 현실을 보여준다.
단기적으로는 이용률이 유지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체념적 이용자’의 피로도가 누적될 경우 브랜드 충성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톡은 여전히 압도적인 플랫폼이지만, 사용자 목소리를 무시한 개편은 신뢰 자본을 깎아먹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카카오톡은 ‘싫지만 떠날 수 없는’ 플랫폼이다.
이번 논란은 카카오톡의 절대적 지위를 재확인시켰지만, 동시에 이용자 만족보다 성장 논리에 치우친 플랫폼 전략의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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