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남정훈 기자] 목표로 했던 ‘승리’라는 두 글자를 따내긴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는 않다. ‘홍명보호’가 FIFA 랭킹이 무려 54계단이나 아래인 볼리비아를 상대로 고전했다. ‘캡틴’ 손흥민의 프리킥 선제 결승골로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면 덜미를 잡힐 수도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후반 12분 손흥민(LAFC)과 후반 43분 조규성(미트윌란)의 연속 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볼리비아와 오는 18일 가나를 상대로 한 평가전 결과를 합쳐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하는 랭킹을 바탕으로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포트가 결정되는 가운데 현재22위인 한국은 이날 승리로 ‘포트 2’ 유지의 청신호를 켰다.
경기 뒤 홍명보 감독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보다는 상대가 훨씬 강했다. 전반에 상대 맨투맨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후반전에 잘 이겨낸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반전을 마치고 ‘이 경기는 무조건 잡고 가야한다’고 주문했고, 선수들도 강한 승부 근성으로 이겨내줬다. 비길 수도 있었고, 질 수도 있었지만 우리 선수들이 어떤 식으로든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후반전에 임했다. 그 결과 우리가 원하는 승리를 가져왔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오랜만에 포백 전술을 꺼내들었다. 몇 차례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긴 했지만,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홍명보 감독은 “짧은 시간 내 전술 변화에 선수들이 적응할 수 있는지 실험하기 위해 포백 전술을 꺼내 들었다. 한두 차례 위기도 있었지만 수비 조직력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월드컵 본선에서는 수비 숫자를 늘려야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포백이 될 수도 있고, 파이브백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를 위해선 수비 라인에 5명이 서더라도 동선에 불편함이 없도록 훈련할 것이다. 선수들이 수비 숫자에 따라 자기 역할을 인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력 자체가 썩 만족스럽지 않다는 지적에 홍명보 감독은 “아무리 약한 상대와 붙어도 전반엔 득점이 쉽지 않다. 상대도 힘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고 생각한다. 상대 수비력이 좋았다”면서 “공격 패턴 부족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동안 해왔던 포메이션과 달라 부족함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전반전에 답답했던 경기 양상을 바꾼 건 손흥민의 프리킥 한 방이었다. 1년 8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조규성은 감격의 쐐기골을 터뜨렸다. 다만 손흥민이 프리킥 골을 넣기 전까지 전반에는 그다지 움직임이 인상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오현규를 투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오현규와 조규성은 유럽에서 입국한지 이틀밖에 되지 않아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손흥민은 일찍 귀국해 충분히 쉬고 나와 몸 상태가 좋아 선발로 내세웠다”라면서 “손흥민은 상대가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도 제 역할을 잘 해줬다. 프리킥 골은 물론 앞선 상황에서도 공격에 기여했다”며 주장을 치켜세웠다.
오랜만의 복귀전에서 골을 터뜨린 조규성에 대해서는 “피지컬적인 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공격수로서 날카로움을 회복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하지만 오늘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골을 넣은 건 조규성이라는 선수의 퀄리티를 입증한 것이라고 본다. 이번 평가전을 마치고 소속팀에 돌아가 계속 경기를 뛰면 경기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핵심 미드필더 황인범, 백승호가 부상으로 빠지며 생긴 중원 공백을 홍명보 감독은 김진규, 원두재를 새롭게 내세웠다. 홍명보 감독은 “원두재가 포백 앞에서 역할이 좋았다. 볼 연결이나 전진 패스 등 장점이 잘 드러났다”라면서 “내년 3월 A매치 기간에는 중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한 뒤 월드컵 본선을 맞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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