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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돌아온 조선 불교 회화 신흥사 '제10 오도전륜대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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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5 10:29:41 수정 : 2025-11-15 10:29:41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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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22년 1798년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신흥사 불화 시왕(十王)도. 죽은 자의 죄를 심판하는 열 명의 왕을 묘사한 그림이다. 염라대왕을 비롯한 열명의 왕이 판관과 동자를 거느리고 망자를 내려다보며, 죄지은 망자가 형벌을 받는 장면들을 생생하게 묘사한 조선 후기 불교 회화의 수작이다.

 

14일 서울 마포구 KGIT 센터에서 열린 속초 신흥사 시왕도 반환 언론 공개회에서 환수 고불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불행하게도 한국전쟁 직후 미국으로 유출됐던 이 그림이 돌아왔다.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메트)’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었던 조선시대 시왕도 1점을 신흥사에 반환한다고 14일 밝혔다. 맥스 홀라인 관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KGIT 센터에서 열린 언론 설명회에서 "이 중요한 작품의 반환을 위해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신흥사와 협력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공동의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반환된 그림은 전체 10점으로 구성된 시왕도 중 '제10 오도전륜대왕도'(第十五道轉輪大王圖)에 해당한다. 저승 세계에서 심판을 받을 때 마지막으로 만나는 왕이다. 죽은 지 3년이 된 사람은 오도전륜대왕에게 심판받은 뒤 다음 생에서 어디에 태어날지 결정된다고 전한다.

 

그림은 깃털로 장식한 투구를 쓴 오도전륜왕이 붓을 들고 재판을 주관하는 모습을 정교한 필선과 채색으로 표현했다. 불교 회화사를 전공한 김미경 국가유산청 문화유산감정위원은 "(10점의) 시왕도중 절정에 해당하는 그림으로, 윤회(輪廻)의 길이 펼쳐지는 부분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로 91.4㎝, 세로 116.8㎝ 크기의 불화는 원래 신흥사 명부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1942년 일제 조선총독부가 전국 주요 사찰의 재산 목록을 조사한 기록에는 시왕도가 남아있으며, 1953∼1954년 미군 장교들이 촬영한 사진에서도 그 존재가 확인된다. 이상래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이사장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경 속초 지역이 미군정 하에 있었던 시기에 미국으로 반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메트 측은 2007년 시왕도를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위원회와 신흥사는 메트 누리집에서 시왕도를 확인한 뒤, 실태 조사를 거쳐 신흥사 유물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2023년부터 반환 협의에 나섰다고 한다. 신흥사 시왕도가 돌아오는 건 2020년 LA카운티미술관(LACMA)이 소장하고 있던 시왕도 6점이 돌아온 데 이어 두 번째다. 10점 가운데 7점이 돌아온 셈이다. 이상래 이사장은 "LACMA와 메트의 시왕도는 (미국으로 나간) 반출 시기가 조금 다르다. 신흥사에 있었던 점을 입증하고 반출 시기를 명확히 하기 위해 여러 자료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두 박물관이 시왕도를 구입한 경위와 관련해, 이 이사장은 "당초 (유물 소장자가) 같은 줄 알았는데 다르다"며 "향후 나머지 3점도 함께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먼저 들어온 시왕도 6점은 현재 신흥사 수장고에서 보관 중이다. 이번에 돌아온1점도 신흥사로 옮겨 추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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