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달팽이 분투기(지수, 교양인, 17000원)=청년 주거권 단체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주거권 운동을 한 활동가인 저자가 청년 세입자들이 겪는 주거 문제를 생생하게 전한다. 2023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 가구의 80%가 세입자로 산다. 2023년 6월 ‘전세사기피해자법’ 시행 이후 올해 11월 현재까지 누적 피해자만 3만명이 넘는다. 이 중 4분의 3가량이 20~30대 청년이다.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임대차 시장에 만연한 부조리한 관행이 어떻게 세입자의 삶을 옭아매는지를 보여준다.
두려움이란 말 따위(아잠 아흐메드, 정해영 옮김, 동아시아, 2만원)=납치당한 딸을 찾기 위해 악명 높은 마약 카르텔을 직접 추적한 어머니의 실화를 담은 범죄 르포르타주다. 2014년 1월 멕시코에서 미리암 로드리게스의 딸 카렌이 마약 카르텔 세타스 일당에 납치된다. 미리암 가족은 지시에 순순히 따르고 거액의 몸값도 지불했으나 세타스는 카렌의 생사마저 알려주지 않았고, 부패하고 무능한 수사 당국은 사건을 제대로 파헤치지 않았다. 평범한 중년 여성인 미리암은 결국 딸을 납치하는 데 연루된 모든 용의자를 직접 추적하기 시작한다. 미리암의 활약으로 2년 만에 용의자 6명이 교도소에 수감되고 4명이 해병대에 의해 사살된다. 뉴욕타임스 탐사보도기자로, 퓰리처상 해설 보도 부문 수상자인 저자는 미리암의 행보를 확인하기 위해 4년 동안 관련 인물들을 수백 시간에 걸쳐 인터뷰하고 사건 기록을 수집했다.
서울역 눈사람(성프란시스대학 편집위원회, 삼인, 1만6800원)=자활하려는 노숙인을 돕기 위해 꾸려진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과정 20주년을 기념해 발간된 문집이다. 지난 1년 동안 노숙인들이 쓴 시와 산문, 그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엮었다. 차가운 거리의 바람을 맞으며 걸어온 노숙인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겼다. 문집에 수록된 글은 투박하지만, 노숙인들의 이야기를 관찰자의 개입 없이 생생한 목소리로 표현해 진정성이 느껴진다. 성프란시스대학 편집위원회는 “노숙인은 마음과 정신의 체력이 바닥나 생의 의지라는 삶의 근력이 죄다 빠진 사람들”이라며 “다시 일어서려면 무엇보다 생의 의지에 대한 근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엇박자의 마디(내털리 호지스, 송예슬 옮김, 1만7000원)=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를 둔 미국 작가 내털리 호지스의 첫 에세이다. 과거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며 느낀 감상을 담았다. 작가는 다섯 살에 어머니의 권유로 바이올린을 시작해 두각을 드러낸다. 하지만 열여섯 살에 참가한 음악 캠프에서 만난 친구들은 주말마다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다니고 평일에는 유럽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상을 받았고, 이에 작가는 높은 벽을 마주한다. 이후 호지스는 새벽까지 연습을 거듭하며 악착같이 노력하지만, 결국 무대공포증 때문에 20년 가까이 해왔던 음악을 그만둔다. 삶의 잔잔한 관조를 보여주는 이 에세이는 음악을 향한 사랑을 탁월하게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아 2022년 전미도서상 1차 후보에 올랐다.
멋진 실리콘 세계(단요·류츠신·우다영·윤여경·장강명·전윤호·조시현·후지이 다이요, 문학동네, 1만8500원)=한국과 중국, 일본 소설가 8명이 집필한 과학소설 단편을 엮은 앤솔러지다. ‘삼체’ 3부작으로 아시아 작가로서 처음 휴고상을 받은 중국 작가 류츠신, 일본 SF대상과 성운상을 받은 일본 작가 후지이 다이요, 이번 앤솔러지를 기획한 장강명을 비롯한 6명의 한국 소설가가 참여했다. 류츠신의 ‘중국 태양’은 햇빛의 양을 조절해주는 인공 태양을 개발한 가까운 미래에 농촌 청년 수이와가 인공 태양 표면을 닦는 청소부로 발탁되어 우주로 향하는 이야기다. 장강명의 ‘동물+친구X로봇’은 미래 과학기술을 이용해 인간에게 완벽한 환경을 조성한 시튼 빌리지에서 벌어지는 의문스러운 사건을 다룬다.
저속노화 운동(김병곤, FIKA, 2만원)=스포츠의학 박사로 지난 25년간 류현진, 김병현 등 프로 선수들의 운동과 재활을 관리해온 저자가 오랫동안 쌓아온 그만의 운동 노하우를 일반인에게 적용하여 중장년층, 노년층에게 효과를 줄 수 있는 이른바 ‘저속노화운동’을 상세히 전하고 있다. 건강 유지를 위한 5가지 필수 요소인 평형성, 유연성, 근력, 심폐지구력, 민첩성을 기르는 각각의 운동법을 그림과 함께 상세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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