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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추진 엔비디아, 반도체·제조강국 韓과 ‘윈윈 협력’ [심층기획-엔비디아발 AI 혁명]

입력 : 2025-11-10 06:00:00 수정 : 2025-11-10 10:09:23
이정한·이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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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엔비디아는 왜 한국과 손잡았나

차세대 먹거리 부상 휴머노이드
韓 방대한 제조 데이터 필수 요소
AI 인프라 부족 韓은 GPU 필요
양측 이해관계 맞물려 ‘AI 깐부’로

K-AI모델 만들 수 있는 발판 마련
한국형 피지컬 AI 고도화 기대도

엔비디아가 국가 전략자산으로 여겨지는 최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을 한국에 우선 공급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은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필수 자원을 확보하게 됐다. ‘피지컬 AI’를 위해 제조 데이터를 원한 엔비디아와 AI 컴퓨팅(연산) 인프라 부족에 시달리던 한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국내 피지컬 AI 개발이 본격화하면 AI 시대에도 우리나라가 제조업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 주도 ‘AI 동맹’의 핵심 축 된 한국

 

GPU는 AI 연산·학습·추론을 하는 데 필수 부품이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야 하는 AI 특성상 대규모 정보를 병렬 연산하는 GPU가 없으면 AI 개발도 더뎌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최신형 GPU 블랙웰(B200)의 ‘보급형’조차 중국에 수출하지 않겠다고 한 것도 AI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가 깔렸다. 엔비디아가 미국을 제외하고 한국에 가장 많은 블랙웰을 공급하기로 하자 일각에서 “(미국한테서) 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를 허용받은 것과 같다”는 반응까지 나왔던 이유다.

 

엔비디아가 AI 생태계 구축 동반자로 한국을 낙점한 데는 정치·외교·경제적 요소가 반영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주요 AI 기업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D램을 공급한다. GPU 성능 발전 속도를 메모리 공급이 못 따라오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소중한 존재다.

피지컬 AI 분야 주도권을 노리는 엔비디아로선 한국의 제조 역량도 탐날 수밖에 없다. 피지컬 AI를 고도화하려면 방대한 제조 데이터가 필요하다. 생성형 AI를 발전시킬 때처럼 데이터를 산 뒤 이를 학습시켜 업데이트하는 방식을 쓰기 어렵다. 김익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장은 “제조 데이터는 디지털로 정형화된 데이터가 아니다”라며 “‘로봇이 물건을 세게 잡는다’는 개념을 명확하게 표현하긴 쉽지 않다. 제조 기업들이 이런 데이터를 많이 쌓고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제조업은 대규모·양질의 제조 데이터를 제공할 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다. 데이터 수집과 운영개선, AI 모델 적용을 위해 필요한 숙련 인력과 현장 역량이 부족하단 얘기다. 반면 전 세계 제조 수요가 집중되는 중국은 대규모 데이터 수집 공장을 구축하고, 고품질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자료를 보면 텐센트가 투자한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애지봇은 상하이 데이터 수집 공장에 로봇 100대를 투입해 하루 3만∼5만건의 데이터를 쌓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국은 전 세계 휴머노이드 산업을 선도 중이다.

◆한국형 피지컬 AI 고도화 가속

 

거대언어모델(LLM)과 영상·이미지·음성 등을 동시 처리하는 시각언어모델(VLM) 개발에서 밀렸던 한국은 엔비디아와 협력으로 AI 산업 전반의 역량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최신형 GPU를 공급받으면 한국이 주력하는 피지컬 AI, ‘버티컬(특화) AI’ 고도화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유범재 KIST 책임연구원은 “GPU 인프라는 외국의 거대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한국 고유의 AI 모델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기반”이라며 “기술적 종속을 피하고 우리만의 데이터를 활용한 AI를 개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AI로 생산성이 높아진 제조 산업들이 국가 경제를 이끌고, 미래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AI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대기업이 엔비디아 GPU 26만장으로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산업계에 공유한다면 그 낙수효과는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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