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신용 융자 급증 ‘적신호’
구조개혁으로 성장 환경 만들어야
어제 국내 금융 시장이 요동쳤다. 상승 랠리를 지속하던 코스피가 4000선 붕괴도 모자라 장중 6%가 폭락한 3800선까지 밀려났다가 가까스로 117.32포인트(2.85%) 하락한 4004.42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24.68포인트(2.66%) 내린 901.89로 장을 종료했다. 7개월 만에 코스피·코스닥 모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까지 발동되면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전날 미 증시에서 ‘AI 거품론’과 금리 인하 신중론,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부각되며 외국인이 대거 빠져나간 탓이다. 원·달러 환율도 11.5원 오른 1449.4원까지 치솟으면서 우리 경제에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반도체 의존이 심각하다는 게 우려스럽다. 최근 국내 증시 급등을 주도한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폭락을 주도하다가 각각 4.10%, 1.19% 빠지는 데 그치며 그나마 하락분을 상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전체 시가총액의 30%를 넘는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 주식 ‘포모(FOMO·기회 상실 공포)’ 심리가 팽배해지며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달 말 25조5000억원으로 연초보다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신용융자 급증은 시장에 던지는 적신호다. 투자자 예탁금도 연초 57조원에서 최근 86조원으로 50% 늘었다. 부동산 규제 강화로 시장 유동성이 모두 주식시장으로 쏠려 있다는 방증이다.
주식시장은 기대와 심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국내 주식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외국인이 급격히 빠져나가면 시장은 초토화된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우리 경제엔 적신호다. 미 연방정부 폐쇄 장기화 우려 속에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어제 하루에만 외국인이 3조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환율이 외국인의 엑소더스를 이끌었다. 외부 충격에 취약한 우리로서는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기업의 펀더멘털이 뒷받침해주지 않는 시장은 ‘신기루’일 뿐이다. 과도한 유동성이 불러온 빚투는 정상이 아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환율이 불안한 상황일수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과열 징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재정 건전성 확보와 외환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부도 구조개혁을 통해 기업이 탄탄하게 성장할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개인들도 ‘묻지마식’ 뇌동매매는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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