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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드는 물가 우려…환율, 1440원대 돌파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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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5 08:00:00 수정 : 2025-11-05 09:33:26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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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소비자물가 2.4%↑…석유류·먹거리 상승에 15개월來 최고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까지 상승하며 1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작년 10월 상승폭이 낮았던 기저효과로 일부 농산물과 석유류가 들썩인 데다 긴 추석 연휴로 숙박·여행 등 개인서비스 중 외식 제외 부문 물가도 상승하면서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42(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10월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2.6%)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마트에서 고객이 바구니에 담은 고등어와 사과의 모습. 뉴시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17.42(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이는 지난해 7월(2.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지난 6∼7월 2%대를 기록한 후 8월 1.7%로 둔화했다가 9월 다시 2.1%로 상승한 바 있다.

 

품목별로 보면 해외단체여행비, 숙박료, 미용료 등을 포함하는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가 3.6% 올라 전체 물가를 0.72%포인트 끌어올렸다. 10월 긴 추석 연휴에 해외단체여행비, 승용차 임대료, 콘도 등 여행 관련 품목 물가가 상승했다고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은 3.1% 오르며 9월(1.9%)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축산물(5.3%)·수산물(5.9%)은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농산물은 지난해 기저영향 등으로 9월(-1.2%)과 비교해 1.1% 상승 전환했다. 농산물 중에서는 가을철 잦은 비로 출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쌀(21.3%)과 찹쌀(45.5%) 등 곡물이 크게 올랐다. 과실류(10.9%) 중에서는 사과가 21.6% 올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석유류는 4.8% 상승하며 지난 2월(6.3%)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작년 10월 국제유가 하락(-10.9%)에 따른 기저효과에다 최근 환율 상승 등이 겹친 탓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과 민생소비 쿠폰 효과에 대해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특별히 소비쿠폰 영향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지속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다면 그렇게 볼 수 있지만, 그보다는 긴 연휴에 따른 여행 증가 등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고 했다. 임혜영 기재부 물가정책과장도 “(10월 물가 기여도가 높은)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와 소비쿠폰과 관계는 없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28.8원)보다 9.1원 오른 1437.9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환율 장중 1441.2원…강달러 영향에 외국인 투자자 이탈 우려도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고 코스피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 공급이 부족한 한국 외환시장의 고질적인 구조 때문에 환율이 내리기 쉽지 않다며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증시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9.1원 오른 1437.9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1441.2원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으로 1440원대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조2159억원을 순매도하며 환율을 끌어올렸다. 이는 2021년 8월13일(2조6990억원) 이후 4년3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이처럼 오른 환율은 다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경제학)는 “자동차·반도체 부문은 수출 실적 등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지만, 환율 상승 폭이 너무 커지면 외국인 투자자가 더 빠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AP연합뉴스

최근 환율 상승의 배경에는 강달러 영향도 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4.00%까지 낮췄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12월 금리인하에 대해 강하게 선을 긋자 시장에선 ‘매파적 금리인하’라는 평가가 나왔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준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더 우려된다며 추가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3일(현지시간) 전날보다 0.24% 오른 99.975를 기록했다. 

 

한·미 관세협상은 대미투자 연간 한도가 200억달러로 정해지며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간접적인 환율 상승 압력을 배제할 수 없다. 소재용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200억달러라는 금액은 기존 대미투자에서 거의 2배를 올린다는 뜻”이라며 “외환시장 수급에 부담을 주지 않는 규모라고 하지만 환율 하락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최근 환율 상승은 관세협상과 같은 ‘빅 이벤트’보다 국내 외환시장의 고질적인 구조 탓이라는 의견도 많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환율 상승은) 구조적으로 달러화 수요가 많고 공급은 줄고 있기 때문”이라며 “달러를 한국에 공급하는 쪽은 아무래도 수출 기업들인데, 요즘 수출 기업들은 미국 내 투자 자금 수요에 대비해서 벌어들인 달러를 시장에 내놓고 있지 않다”고 짚었다. 수출 기업들이 환율 동향을 살피며 더 유리한 환율에 환전하려는 대기 수요도 있다고 봤다.

경제 뉴스를 바탕으로 가늠한 우리 국민의 경제 심리가 4년 3개월 만에 가장 긍정적인 수준으로 측정된 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내·외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APEC에 코스피 효과까지…경제 심리 4년3개월 만에 최고

 

우리 국민이 향후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심리가 4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와 한·미 관세협상 타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코스피 랠리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뉴스심리지수는 124.62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7월29일 125.2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뉴스심리지수는 한은이 2022년 1월 개발해 매주 월요일 실험적 통계로 공표 중인 지수로, 경제 분야 언론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것이다. 기사에서 표본 문장을 추출해 각 문장의 긍정·부정·중립 감성을 분류하고, 긍정과 부정 문장 수의 차이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지수를 생성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제 심리가 과거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이 지수는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10일 77.08로 바닥을 찍었다. 이후 차츰 반등해 올해 8월25일 99.66까지 오른 후 100을 넘겼다. 지수가 120을 넘은 건 2021년 8월2일(120.69) 이후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한 모습. 이재명 대통령 SNS 캡처

이 같은 지수 상승 배경엔 우선 에이펙을 계기로 성사된 한·미 정상회담이 있다. 회담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118.36이었던 지수는 29일 121.20, 30일 124.05, 31일 124.62로 계속 올랐다. 양국의 관세협상이 타결되며 경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기대심리가 고조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일 신고가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코스피 훈풍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종의 강세 속에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고 지난 3일엔 4200선까지 뚫어 ‘코스피 5000시대’ 기대감을 점점 키우고 있다. 

 

주식 외에도 금,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이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가 지속하는 점도 경제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정부가 잇달아 억제 대책을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감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2로 전월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상승세와 3분기 높았던 경제 성장률 등이 국민이 느끼는 경제 심리를 개선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다만 현재 우리 경제는 유동성으로 경기 침체를 극복하려는 모습”이라며 “실물경제와 자산 가격의 괴리가 좁혀져 실제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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