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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 고갈 우려에 수익성 높이려 ‘불장’에 베팅

입력 : 2025-11-03 20:00:00 수정 : 2025-11-03 19:11:15
김건호·장한서·차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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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식투자 비중 첫 50% 돌파

해외주식이 국내의 두 배 이상 달해
정부도 개혁 보다 재정 확보 선호해

올 수익률 20%로 운용자산 1400조
수익률 6.5% 유지 땐 소진 33년 늦춰

과열된 증시 연말 조정 전망 높아
“수익 과도하게 좇는 것 위험” 지적도

기금 고갈 우려에 신음하던 국민연금이 600조원이 넘는 자산을 국내외 증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공격적인 운용에 나섰다. 국내외 증시 상승세에 올해 역대 최대 수익률이 기대되지만, 국민의 노후를 지탱하는 국민연금의 주식투자가 실패할 경우 기금 고갈이 가속할 수 있는 만큼 전략 수립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3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민연금은 총 1269조1355억원에 달하는 적립금 중 50.1%를 국내외 주식에 투자했다. 주식에 투자한 635조5734억원 중 국내 주식은 14.9%(약 189조원)에 그쳤지만, 해외 주식은 35.2%(446조원)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국민연금이 한국 시장의 경기 변동 등 충격위험을 분산하고, 자본시장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킨 국내 증시에서의 영향력을 완화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모습. 뉴스1

최근 국민연금은 급격한 사회 고령화로 연금을 받을 인구는 늘어나는데, 보험료를 낼 젊은 세대는 줄어드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하면서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가 안팎에서 나왔다. 이에 채권과 예?적금 등 안정적인 운용전략에서 벗어나 위험자산 비중을 키우는 공격적인 운용전략이 필요해졌다. 정부 입장에선 정치적 리스크가 있는 연금개혁보단 자금을 활용해 글로벌 증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수익을 개선해 기금 소진 시점을 늦추겠다는 정책적 판단도 깔려있다.

현재까진 주식에 투자한 국민연금의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상 최초로 4200선을 돌파한 코스피의 상승세 덕분에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은 지난달 말 기준 1400조원을 훌쩍 넘어섰고 올해 연간 누적 수익률도 20%를 넘길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지난 20년(2005~2024년) 연간 평균 운용 수익률이 6.27%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성과다.

국민연금의 투자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기금 고갈 시점도 늦춰진다. 보건복지부가 제5차 재정추계의 가정 수익률 4.5%를 적용해 추정한 기금 소진 시점은 2057년이지만, 운용수익률 6.5%를 유지하면 기금 소진 시점이 2090년으로 늦춰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보험료에 대한 국민 부담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그간 안정성에 비중을 뒀다면, 현재는 연금 재정 확보를 위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등 글로벌 증시의 과열 현상에 대한 우려와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국민연금의 공격적인 기금 운용전략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요 19개 글로벌 투자기관의 올해 말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전망치 평균값은 6538.16으로, 지난달의 6890.89보다 3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전 한국연금학회장)은 “투자 수익률 극대화만을 생각하면서 과도하게 위험자산에 투자할 경우 경제 위기라도 닥친다면 1년 만에 전체 기금의 20∼30%까지도 잃을 수 있다”며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공격적으로 운영하던 해외 연기금 중에서는 한 해 30%가량의 손실을 기록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오른다는 건 결국 다음에 조정이 올 확률도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수익을 과도하게 좇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장재혁 국민연금공단 기획이사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자산군별로 투자 비중을 정할 때 모든 것을 고려해 결정한다”며 “수익성도 추구하지만, 위험성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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