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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흥망성쇠를 품은 강”…고문헌 속 ‘한반도 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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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1 06:24:08 수정 : 2025-11-01 06:24:07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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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은 전통시대 한반도의 강(江)이 지닌 복합적인 의미를 조명하는 ‘웹진 담(談) 11월호’를 발행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호 ‘강(江) 나누고 잇다’는 강이 단순한 지리적 경계를 넘는 점에 주목한다. 경제적 부와 문화적 소통의 통로이자 때로는 자연의 경고와 비극을 담는 매개체였음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도산서원 운영위원회 기탁 자료인 ‘정유도선수리시하기’.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한강·낙동강, 조선 경제와 문화의 동맥

 

유현재 교수(경상국립대 역사교육과)의 ‘강, 삶의 터전에서 문화의 매개로’는 한강과 낙동강을 중심으로 강이 어떻게 조선 사회의 중심축을 이뤘는지 경제사적 관점에서 풀어낸다. 유 교수는 전통시대 사람들이 수운을 통해 운송비를 5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한 것을 바탕으로 →당시에는 강이 물류의 핵심이었다’고 강조한다.

 

물건을 ‘나르다’라는 말에서 유래한 ‘나루(津)’는 객주를 중심으로 상인들이 모여 ‘구문(口文)’을 챙기는 거대한 상업 중심지였으며, 나루터의 주인은 막대한 이윤을 창출했다. 또한 나루터는 압구정과 같은 별서(別墅) 문화를 낳고 겸재 정선 등 문인과 화가들의 창작 배경이 되기도 했다.

 

◆영산강, 역사적 격변과 현대 환경의 경계

 

오성인 작가의 ‘영산강, 삶을 품고 시간을 잇다’는 영산강의 서사를 중심으로 역사의 격변과 현대의 성찰을 문학적 감성으로 관조한다.

 

오 작가는 영산강이 ‘남도의 젖줄’이자 후삼국 통일의 결정적 기반이었음을 강조하면서 왕건이 나주 일대의 호족을 포섭해 통일의 주도권을 장악했던 전략적 요충지가 바로 영산강이었다는 사실을 서술한다.

 

영산강은 조선시대 영산창을 통한 조운(세곡 운송)의 중심지였으며, 일제강점기에는 자원 반출의 통로로 이용된 역사도 함께 짚어 준다.

 

◆고문헌 기반의 미스터리·재해·예술적 성찰

 

이 외에도 ‘계암일록’, ‘고대일록’과 같은 옛 일기 자료를 활용하여 강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다양한 콘텐츠로 소개한다. 서은경 작가의 웹툰 ‘강나루에 서서’는 과거 급제를 둘러싼 독선생의 윤리적 갈등 속에서 주인공이 강나루를 찾아 사색하는 이야기를 웹툰으로 담아냈다.

 

김정철 연구원의 ‘강물, 하늘과 사람이 만나는 곳’은 계암일록의 기록을 인용해 홍수의 참혹함을 보여주고, 서경의 홍범 사상을 통해 유학에서 강물이 하늘의 경고를 담고 있다는 점에 대해 해설하며 강물이 하늘과 사람이 만나는 성찰의 장소였음을 강조한다.

 

이문영 작가의 ‘물귀신이 나오다’는 ‘고대일록’의 ‘명나라 군사들의 익사 기록’을 모티프로 삼았다. 강나루 사공의 살인으로 깨어난 물귀신의 미스터리 사건을 통해 강의 신앙적 경계와 역사적 비극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웹진 담은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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