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세종시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閣) 세종’ 북관 서버실. 바짝 붙지 않으면 옆 사람 말이 들리지 않을 정도의 굉음이 들렸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가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소음과 서버에서 나오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팬이 돌아가는 소리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포함해 서버랙당 30㎏가량 설치된 서버들은 네이버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이 운영하는 데 바탕이 된다.
28일 네이버에 따르면 2023년 11월 개관한 각 세종은 네이버의 두 번째 데이터센터이자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다. 축구장 41개와 비슷한 크기 29만4000㎡(약 8만9000평) 부지 위에 국내 최대 규모인 60만유닛(서버 최소 단위)까지 서버를 수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3단계에 걸쳐 북관을 확장하고, 4∼6차 서버실은 주변에 확보한 부지에 건설해 추가로 넓힐 수도 있다. 2차 서버실은 2027년, 3차는 2029년에 문을 연다.
대규모 서버를 들이는 만큼 서버가 내뿜는 열기를 식히는 게 데이터센터 주 과제다. 냉각은 에너지 효율과 데이터센터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나무-Ⅲ’를 통해 자연 바람을 이용해 냉각하는 하이브리드 쿨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나무는 직·간접 외기를 선택적으로 사용해 바깥 공기를 최대한 쓰되 습도가 높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간접 외기 모드로 바뀐다. 네이버는 나무-Ⅲ로 에너지 절감률을 73%까지 높였다고 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기를 잡아먹는데, 이 중 냉방에 소비되는 전기가 가장 많다. 각 세종의 올해 전기료는 2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는 앞으로 냉각 시스템을 추가 도입·강화할 계획이다. 공기로 식히는 공랭식과 액체로 열을 직접 흡수하는 수냉식 기술 외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 냉각유에 장비를 담가 열을 식히는 ‘액침 냉각(이머전 쿨링)’을 5월부터 실증에 착수했다. 액침 냉각은 2차 서버실이 만들어지는 2027년 적용한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통합센터장은 “공랭식과 액침 냉각을 병행할 예정”이라면서도 “액침 냉각의 경우 취약한 이원화, 인체에 미치는 영향, 운용 효율성 등을 고려해 여러 냉각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화재나 자연재해 등에 대한 대비도 강화하고 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민간·공공 데이터가 소실되고 플랫폼 등이 먹통이 돼 피해가 컸다. 각 세종은 진도 9 수준 지진에도 버틸 수 있는 특등급 내진 설계를 건물과 서버랙 단위에 적용했다. 기존에 쓰던 소화 약제와 함께 스프링클러도 추가로 설치해 화재 대비를 강화했다. 데이터 이중화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사고가 발생하면 ‘각 춘천’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충청권, 경남권에 임차한 데이터센터 등을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각 세종을 첨단 산업 글로벌 허브 역할로 확대하기로 했다. 각 세종은 데이터 저장소 기능뿐만 아니라 AI 학습과 추론이 동시에 이뤄지는 고밀도 GPU 연산 공간으로 확장됐다. 네이버는 △각 세종 등 AI 인프라 △초거대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 등 플랫폼 △AI 자원을 운용하고 최적화하는 기술을 활용해 AI 역량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국내 주요 기업에 제공하는 ‘구독형 GPU(GPUaaS)’ 모델을 확대해 새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네이버클라우드는 GPU 확보와 운영 기술 내재화의 균형을 통해 AI 인프라 경쟁력을 완성하고 있다”며 “AI 인프라 운영 역량을 GPUaaS 모델로 발전시켜 국내 기업들이 손쉽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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