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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류현진 무너뜨린 LG ‘안방마님’ 박동원 “타이브레이커 안 했으니 이미 우주의 기운은 LG의 우승으로 몰리고 있는거죠” [잠실 KS 2차전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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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28 02:00:49 수정 : 2025-10-28 02:00:48
잠실=남정훈 기자 che@segye.com[현장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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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남정훈 기자] “우주의 기운은 이미 저희한테 왔잖아요. 솔직히 타이브레이커 해야 되는 데 안했잖아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2025 KBO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투런포 포함 3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LG의 13-5 대승을 이끈 ‘안방마님’ 박동원이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남긴 한 마디. 이 말에 기자회견장을 가득 메운 취재진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박동원 말대로 LG가 정규시즌을 3연패로 마감했음에도 1위로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었을 때부터 우주의 기운은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모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2차전. 13대 5 LG 승리로 경기가 끝난 후 박동원이 관중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동원은 이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무너뜨리는 데 일동공신이었다. LG 선발 임찬규가 1회에만 문현빈 투런-노시환 솔로 백투백 홈런을 맞는 등 넉점을 내주며 무너진 상황. LG로선 경기를 뒤집기 위해선 빠르게 추격해야했다.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박동원은 2회 무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서 내야를 총알같이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2회 5-4 역전의 물꼬를 텄다. 3회 2사 1루에서는 볼카운트 3B-1S에서 류현진의 128km짜리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밀려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제대로 잡아당겼다. 받쳐놓고 쳤다고 해도 좋을 만큼 벼락같은 스윙이었다. 발사각 20.4도, 타구속도 169.2km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그대로 117.9m를 날아가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류현진이 이날 내준 7점 중에는 4점이 박동원이 해낸 것이었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말 무사 2루 상황에서 LG 박동원이 희생 번트를 치고 있다. 뉴시스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2차전. 3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LG 박동원이 투런홈런을 치고 홈을 향해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박동원은 선배인 류현진에 대한 리스펙트를 잃지 않았다. 그는 “류현진 선배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도 선발로 던진 한국 야구 역사사 최고의 투수다. 워낙 제구가 좋아서 하루에 하나 나올까 말까한 실투를 놓치면 그날 안타를 칠 수 없다. 그런데 오늘은 굉장히 운이 좋았다”며 몸을 낮췄다.

 

느린 발에 슬라이딩도 잘 못하지만,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였기 때문일까. 박동원은 2회 2타점 2루타를 친 뒤, 구본혁의 적시타 때 홈으로 파고들 때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도 불사했다. 그는 “제가 슬라이딩을 워낙 잘 못하는데,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악한 거죠”라면서 “홈에 들어올 때는 너무 열심히 뛰어서 다리가 살짝 풀릴 것 같았다. 그래도 들어가면 동점이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동점이 되어 너무 기뻤다”며 웃었다.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박동원이 3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2점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뉴스1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2차전. 3회 말 2사 1루 때 LG 박동원이 2점 홈런을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LG 타선은 21점을 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하루 쉰 뒤 29일 열리는 대전 원정에서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명실상부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인 코디 폰세를 만난다.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대지만, 박동원은 우주의 기운이 LG에게 몰려들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2차전. 3회 말 2사 1루 LG 박동원이 2점 홈런을 친 뒤 점프로 홈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동원이 LG에게 우주의 기운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한 근거는 10월초로 시계를 돌려야 한다. LG는 정규시즌 마지막날이었던 지난 1일 잠실 홈 경기에서도 NC에게 패하며 매직넘버 1을 지우지 못했다. 당시 한화는 인천에서 SSG를 상대하고 있었고, 한화가 이기고 있었다. 한화가 그날 승리하고 다음 경기에서 KT를 잡으면 LG와 한화는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걸고 단판 승부를 펼쳐야했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5-2로 앞선 9회 등판해 2아웃을 잘 잡고도 투런포 2방을 연달아 맞으며 한화가 5-6으로 패했다. LG의 매직넘버 1이 지워지는 순간이었다. 당시를 떠올리던 박동원은 “NC에게 패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아, 타이브레이커 하겠네’라고 포기하고 있었다. 타이브레이커를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우주의 기운이 저희한테 이미 와있다는거죠”라고 말했다.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2차전. 8회말 2사 1루 LG 문보경이 2점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가 13-5로 승리한 가운데 데일리 MVP를 받은 LG 문보경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박동원은 데일리 MVP의 유력 후보였다. 아니 경기 중반까지는 박동원의 수상이 확실했고, 이미 정해져 있기도 했다. 그러나 4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친 문보경이 8회 투런포까지 터뜨리면서 양상이 변했다. 5타수 4안타 5타점으로 안타도 2개 더 많고, 타점도 1개 더 많은 문보경이 데일리 MVP를 수상하게 됐다.

 

박동원은 “아, 오늘 한 번 데일리 MVP 판넬 들고 사진 한 번 찍는가 했더니 보경이가 워낙 막판에 쳐서 빼앗겼다”고 옆에 있던 문보경을 바라보며 농담을 던졌다. LG 관계자가 “데일리 MVP는 취재진들이 투표하는 게 아니다”라고 박동원에게 말하자 “알고 있어요. 김시진 경기감독관님이 선정하는 거요”라고 화답해 또 한 번 취재진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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