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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진짜 5번째 KS 스윕패 당할 판…’ 김경문 감독의 한참 느리고, 의문투성이 투수 교체가 한화의 19년만 KS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잠실 KS 2차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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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28 01:27:17 수정 : 2025-10-28 01:54:18
잠실=남정훈 기자 che@segye.com[현장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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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남정훈 기자] 이러다 진짜 다섯 번째 한국시리즈도 스윕패를 당할 판이다. 

 

한화의 김경문 감독은 한국 야구 역사에서 몇 손가락에 꼽힐 ‘명장’이다. 한국 야구 최고의 쾌거인 2008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과 김응용, 김성근 감독과 더불어 딱 3명만 이뤄낸 KBO리그 1000승 감독의 주인공이다. 그의 감독 커리어에서 아킬레스건이 있다면 딱 하나.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가 없다는 것.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김경문 감독이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그간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이번 2025 한국시리즈 이전에도 네 번(2005년, 2007년, 2008년, 2016년)이나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패했다.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갈리는 스포츠 세계에서 네 번 모두 질 수는 있다. 다만 김경문 감독은 네 번 다 처참하게 패했다. 모두 다 스윕패로 졌기 때문이다. 두산 사령탑 2년차였던 2005년엔 삼성을 만나 패패패패, 4전 전패로 물러났다. SK를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2007년과 2008년엔 각각 2승4패(승승패패패패), 1승4패(승패패패패)로 물러났다. NC를 이끌던 2016년엔 ‘친정팀’ 두산을 만나 4전 전패(패패패패)로 물러났다. 이쯤이면 ‘스윕패 전문’이라 불려도 될 지경이다.

 

스윕패의 냄새가 또 한 번 스멀스멀 올라오는 느낌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6,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2차전을 2-8, 5-13으로 대패했다.

 

1차전 패배야 선취점도 내줬고, 믿었던 카드였던 ‘대전 왕자’ 문동주가 4.1이닝 4피안타 3볼넷 4실점(3자책)으로 무너졌으니 그런대로 납득할 만한 패배였다. 그러나 2차전은 도무지 납득이 안가는 장면이 여럿 나온 패배였다. 1회부터 문현빈의 투런포와 노시환의 백투백 솔로포가 터져나오는 등 넉 점이나 뽑았다. 1회 종료 시점에 한화의 승리확률은 70%를 훌쩍 넘었음에도 결과는 믿을 수 없는 대패였다. 하나하나 짚어보자.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말 2사 1루 상황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LG 박동원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뉴시스

먼저 KBO리그 커리어 초창기 ‘LG 킬러’로 군림했던 류현진이 이날 2회에 무너진 건 김경문 감독의 계산 밖이었다. 류현진은 2회에만 5피안타 1볼넷을 내주며 5실점으로 타선이 뽑아준 넉점을 모두 까먹고 4-5 역전을 허용했다.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2차전. 13대 5 LG 승리로 경기가 끝난 후 박동원이 관중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까진 계산엔 없었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3회부터가 문제였다. 이날 류현진은 추운 날씨 탓인지 직구 구속도 평소보다 덜 나왔고, 무엇보다 류현진의 전매특허인 제구도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변화구는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났고, 직구도 가운데 몰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랬다면 3회부터는 다른 투수를 올렸어야 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3회에도 류현진을 마운드에 올리며 특유의 ‘믿음의 야구’를 시전했다. 결국 류현진은 2사 1루에서 박동원에게 투런포를 맞았고, 한화는 4-7로 뒤지며 승기를 내줬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말 한화 두번째 투수 김종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뉴시스

4회 공격에서 한 점을 만회한 김경문 감독은 4회 수비에서 류현진을 내리고 마운드 운용을 새로했다. 아직 두 점 차면 충분히 따라붙을 수 있는 상황. 그렇다면 박상원이나 정우주, 김범수 등 한화가 낼 수 있는 최고의 불펜투수 카드를 냈어야 했다. 그러나 마운드에 오른 건 김종수. 추격조 역할을 맡고 있는 투수였다. 게다가 플레이오프 때는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투수였다.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구원투수 김범수가 4회말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2차전. 8회말 2사 1루 LG 문보경이 2점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수는 2사 1,2루에 몰렸고, 그제서야 김경문 감독은 김범수를 올렸다. 그런데 올리려면 시작부터 올려야지 김종수가 2B-0S에 몰린 후에야 김범수를 올렸다. 김범수 역시 제구력이 그다지 뛰어난 투수는 아니다. 결국 김현수에게 연달아 볼 2개를 던져 볼넷을 내줬고, 문보경에게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맞고 말았다. 5-10. 여기에서 이날 승부는 끝난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날 경기에서 김경문 감독은 박상원, 정우주를 모두 활용했다. 이날 경기에 활용할 계획이 있었다면 점수 차가 2점에 불과한 4회에 냈어야 하는데, 그들을 낸 시점은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타이밍이었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투수운용이다. 물론 결과론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김경문 감독과는 달리 염경엽 감독은 과감하면서도 한 박자는 빠른 투수교체 타이밍으로 이날 승리를 지켜냈다. 7-4로 앞선 4회에 임찬규가 볼넷 2개와 오지환의 수비 실책으로 1사 만루에 몰리자 팀 내 유이한 필승조 김영우를 올렸다. 150km가 훌쩍 넘는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를 지닌 김영우로 삼진을 만들어내겠다는 의도였다. 리베라토에게 맞은 2루를 살짝 넘어가는 안타성 타구를 신민재가 잡아내면서 2사 만루. 올 시즌 신인인 김영우는 후속 타자로 선제 투런포의 주인공인 문현빈이 나오자 제구가 흔들리며 결국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초 2사 만루상황에서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LG 세번째 투수 김진성이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그러자 염경엽 감독은 김영우를 주저없이 내리고 마지막 남은 필승조 김진성을 과감하게 투입했다. 그리고 김진성은 첫 타석에서 솔로포를 때려낸 한화의 최고 타자 노시환을 2B-2S에서 주무기인 포크볼이 아닌 144km짜리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냈다. 경기 뒤 염경엽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김영우가 밀어내기 볼넷은 내준 뒤에 마운드에 더 세웠다간 김영우도 잃고, 경기 흐름도 잃을 것 같았다. 그래서 미리 준비시켜놓은 김진성을 곧바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LG 선수들이 13-5로 승리를 거둔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시리즈 2차전은 겉으로 보기엔 LG 타선의 대폭발로 승부가 갈린 경기로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양팀 사령탑들의 지략 싸움, 여기에서 갈렸다. 2년 전 LG를 통합 우승으로 이끈 염경엽 감독은 우승 감독답게 투수 교체가 한없이 과감하고 빨랐다. 게다가 경기 흐름을 정확히 캐치하고 있었다. 반면 통산 네 번의 한국시리즈를 모두 패한 김경문 감독은 투수교체 타이밍도 느렸고, 내민 카드도 의문투성이였다. 

 

과연 김경문 감독은 대전에서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 대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김경문 감독의 한국시리즈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패배 뒤 거두는 승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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