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과 함께 지수 상승 기여도 52%
코스피 톱10 종목 거래대금 비중 43%
바이오·항공·건설 등 업종에는 찬바람
코스피, 코넥스 시장 자금 흡수도 문제
“2016년 삼전 하락에 증시 급락” 지적도
코스피 지수가 4000에 안착하며 이재명정부가 천명한 ‘오천피’(코스피5000) 실현에 시장의 눈이 쏠린다. 하지만 이번 코스피 상승장은 대부분의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특정 대형주에 몰리면서 ‘대형주 쏠림 현상’이란 숙제를 남겼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21.6%, 54.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의 시가총액은 24일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1058조4000억원 수준으로 올라섰다. 코스피 전체 시총(3325조8936억원)에서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31.8%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10월 일평균 거래대금(4조5990억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28% 수준인 것으로 기록됐다.
코스피3000에 안착한 지난 6월20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 증가액은 무려 426조6103억원에 이른다.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에서 4000포인트까지 내달리며 늘어난 전체 시총에서 절반이 넘는 52.8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내놓은 코스피 지수 상승기여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상승기여도는 25.7%로 1위다. 삼성전자(15.26%)와 LG에너지솔루션(11.67%)까지 합하면 세 종목의 기여도가 52.63%로 절반이 넘는다. 현재 코스피 상장 종목 수가 844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부터 이달 24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 중 28개는 코스피 대형주에 속해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11조5864억원), 삼성전자우(1조4263억원), 삼성전기(8216억원), 한국전력(8058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와 메모리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수를 유인하면서, 거래가 소수 초대형주로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준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증시 활황에도 불구하고 거래대금은 코스피의 소수 대형주에 강하게 집중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피에서 반도체와 조선, 방산 등 주도주 쏠림현상이 심화하면서 바이오를 비롯해 항공, 건설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온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와 함께 ‘조·방·원’으로 조선, 방산, 원자력 관련주는 올해 초부터 업황 개선과 트럼프 미국 행정부 수혜주로 꼽히며 주목받았다. 반도체는 최근 AI 산업 성장 등으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도래하면서 급부상했다. 반면 바이오와 항공, 건설 등은 시장 상승 국면에서 소외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64.2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원자력 관련 기업인 효성중공업은 384.22% 급등했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193.27%와 85.17% 올랐다.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각각 261.98%와 215.08% 뛰었다. 반면 녹십자(-28.25%)와 티웨이항공(-24.13%)은 하락했다.
대형주에만 자금이 몰리면서 중소형 벤처기업의 성장 기반이 약화되는 것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지수 상승과 함께 대형주에 몰렸던 자금이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돼야 하지만, 현재 코스피의 일부 대형주 쏠림 현상으로 코스닥 및 코넥스 기업에는 훈풍이 미치지 않고 있다. 기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하는 코넥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억1000만원 수준으로 올해 1분기 19억4000만원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투자업계에선 코스피 대형주 쏠림 현상이 코넥스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보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이 코스피 대형주로 몰리면서 사실상 코넥스 시장에 투입될 자금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경우 주가 양극화와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뒤늦게 주도주를 추격 매수한 투자자들은 쏠림이 완화하거나 변동성이 증폭될 때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증시의 손바뀜도 늘고 있다.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율을 나타내는 코스피 일평균 회전율은 이달 0.54%로 전달 0.42%에서 29% 늘었다.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 간 거래가 자주 일어났다는 의미로 단기적 차익실현 매물이 늘고,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코스피 상승을 보고 있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늘을 포함해 최근 코스피 상승에서 보인 대형주 쏠림 현상은 해당 이슈가 사라질 경우 전체 지수가 급락하며 전체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2016년에도 삼성전자 위주로만 코스피가 오른 결과 삼성전자가 떨어지면서 코스피가 급락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내수침체 해소와 코스피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이 관건인데, 만약 MSCI에 편입될 경우 그래도 향후에도 4000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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