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통인 브루스 클링너(사진)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은 21일(현지시간) 세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를 계기로 한 전격적인 북·미 정상 만남에 대해 다소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만남을 제안하고 48시간 만에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을 당시에는 북한과 미국 사이 두 차례의 정상회담 등으로 교류가 쌓여 있었지만, “지금은 과거처럼 대화를 시작할 기반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은 2018~2019년 때처럼 미국과 대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는 “북한은 수십년 만에 가장 유리한 전략적 위치에 있다고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실상 조건 없는 지원을 받고 있고, 중국과의 교역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 1기보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크게 진전됐다. 클링너 연구원은 “트럼프는 2019년처럼 또 한 번의 (갑작스러운) ‘사진 촬영용 회담’을 원할 수 있지만, 북한이 여기에 동의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앞서 비핵화를 의제에서 제외하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장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할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다와 아니다를 모두 포함한 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과 미국 법에 포함된) 북한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선례나 체계, 법적 제약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트럼프는 ‘비핵화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종 목표 논의를 한동안 미룬다’는 식으로 프레이밍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결국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포기한다고 선언하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비핵화를 배제한 회담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클링너 연구원은 “트럼프는 동맹조차 매우 거래적으로 접근하며 조건부로 취급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며 “북한과의 협상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기 위해 동맹국인 한국의 안보 이익을 희생시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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