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제12대 감독으로 취임한 김원형(53) 감독이 두산의 전통인 '미러클 두' 정신을 되살려 포스트시즌에 나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 감독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취임식에는 고영섭 두산 구단 대표이사와 김태룡 단장, 선수단 대표로 주장 양의지와 곽빈이 참석했다.

김 감독은 “구단을 맡겨주신 박정원 구단주께 감사드린다”면서 “우리나라 최고 명문 구단 두산 감독을 맡아 영광이고,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해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감독은 또 “제가 생각하는 두산은 야구 잘하고, 강하고, 많은 것을 이룬 팀이다. 거기에는 두산 특유의 끈끈한 야구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해서 얻은 ‘미러클 두’라는 수식어가 있다.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해서 다시 한번 우승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 일문일답.
- 취임하고 보면서 내·외부적으로 빈틈 채워야 할 포지션은 어디인가.
“올 시즌에 대한 여러 가지 정확한 분석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팀 평균자책점과 팀 타율은 5등에서 살짝 아래다. 문제는 수비 부분이 올 시즌 안 좋았다. 그래서 순위도 밑에 있었다고 본다. 그런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 코치진은 얼마나 꾸려졌는가.
“1군 스태프는 70% 정도 됐다. 아직 조금 더 보완해야 한다. 내가 선임된 날도 불과 이틀 전이다. 프런트와 계속 이야기하면서 1군 코치님들을 영입해야 하는지, 내부적으로 같이 가야 하는지 고민이다. 다만 감독으로 제 능력도 중요하지만, 코치 능력도 중요하다. 유능한 코치님 모셔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SSG 랜더스 감독 마치고 공백이 있었다. 공부를 많이 한 것으로 안다.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무엇인가.
“작년에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코치 연수했다. 감독 3년을 하면서 잘한 것도 있고 부족한 점도 있다. 2년 동안 야인으로 생활하면서 작년 초에는 화도 많이 났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자아 성찰이 됐다.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 요즘 야구가 많이 바뀌었고, 선수 마인드도 달라졌다. 마음을 맞춰서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 면접 때 어떤 점을 구단에 어필했고, 생각한 부분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다방면으로 투수와 야수, 타격, 주루 이런 것들을 구단에서 질문했다. 제가 가진 기준에서 소신 있게 답변했다. 선수와는 어느 정도 ‘선’이라는 것을 만들어놓고 소통할 거다. 요즘 ‘자율’을 중시하면서 자유롭게 운동한다. 선수들도 조금은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스스로 하는 것도 있지만, 때로는 끌고 가야 할 부분이 많다고 본다.”
- FA 시장에서 원하는 선수가 있는가.
“와보니까 내부 FA가 중요하다.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스프링캠프 준비나 코치진 이야기도 진행 중이다. FA 얘기를 아직 안 했다. 기본적으로 내부 FA 선수 다 계약했으면 좋겠다 싶다. 그게 우선이다. 구단에서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
- 올 시즌 새롭게 발굴한 선수가 많다. 포지션 교통정리 관련한 생각이 궁금하다.
“시즌 중반부터 두산이 젊은 선수를 많이 기용했다. 잠재력 있는 선수가 많구나 싶었다. 특히 내야 쪽이다. 조성환 대행께서 좋은 선수를 많이 기용하셨다.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예전부터 특정 선수를 무조건 내보낸다는 생각보다 캠프 때부터 공정성 있게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 동료와 선의의 경쟁하는 분위기 만들 거다. 경쟁 중인 선수들이 내가 말 안 해도 알 거다. 공정한 기준으로 선수를 시범경기까지 판단하겠다. 제일 좋은 선수가 엔트리에 들어가지 않을까 한다.”
- 임기 내 목표가 있다면.
“거창하게 내년에 우승하겠다고 말하고는 싶다. 그러나 남들이 저를 어떻게 볼지 몰라도, 저는 스스로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싶지만, 합리적인지 정정당당한지도 중요하다. 감독 선임 전에 집에서 야구 많이 봤다. 원래 야구가 TV로 보면 재미가 없지만, 올해 가을야구는 1회부터 9회까지 보게 하더라. 우리도 내년에는 저기 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 내일부터 보여줄 김원형호의 키워드를 꼽아달라.
“팬들이 들으시면 실망할 수도 있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확률 게임이다. 삼성이 굉장한 공격력으로 가을야구에서 승승장구한다. 그것도 맞다. 하지만 정규시즌 144경기에서는 투수력과 수비력이 견고하고 탄탄해야 좋은 결과 낸다. 공격에서는 작전이나 스몰볼보다는 선수에게 맡기는 게 필요하다. 아직 ‘김원형의 야구’에 대해서는 답을 찾고 있다.서 응원해준 것이 가족이다. 지금도 가장 축하해주고 기뻐해 준다.
- 두산에서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제가 두산에서 코치로 있을 때인 2019년과 2020년 당시 선수가 얼마나 남았는지 보니까 얼마 안 되더라. 곽빈 선수도 제가 있을 때는 1군에 없었다. 국내 선발중에는 곽빈이 중심 잡아야 할 선수다. 김택연은 마무리로 잘하고 있고, 더 성장해야 한다. 주장 양의지 선수는 감독하면서 가장 껄끄러운 타자였다. 그런 타자와 같이하는 게 안심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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