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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 4이닝 역투에 가려진 한화 마운드의 불안한 그림자… ‘김서현 딜레마’를 해결하고 한국시리즈 진출할까 [대구 PO 3차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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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22 00:41:50 수정 : 2025-10-22 00:41:48
대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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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 내려오는 김서현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초 마운드에 올랐던 한화 김서현이 강판 당하고 있다. 2025.10.18 psykims@yna.co.kr/2025-10-18 17:57:26/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대구=남정훈 기자]  1승에 따라 한 해 농사 전체가 좌우될 수도 있는 가을야구에서는 정규시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파격이 나오곤 한다. 선발 자원의 불펜 등판 같은 변칙술 같은 게 좋은 예다. 144경기 장기전인 정규시즌에선 그런 변칙술이 장기적으로 봤을 땐 손해가 되기도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선 다르다. 눈앞의 1승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져오는 게 ‘절대선’이다.

 

그런 의미에서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은 변칙의 극을 보여준 한 판이었다.

 

한화의 5-4, 한 점 차 신승으로 끝난 이날 경기는 6회 무사 1루에서 등판한 문동주의 등판이 결정적인 한 장면이었다. 당초 문동주는 4차전 선발로 내정되어 있었다. 다만 1승1패로 맞선 상황에서 3차전 승부가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가를 수 있기에 경기 전부터 한화 김경문 감독은 “오늘 문동주는 등판 대기한다. 유리한 상황에서 문동주가 등판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구=뉴스1) 김성진 기자 =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한화 문동주가 8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삼성 강민호를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운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5.10.21/뉴스1
(대구=뉴스1) 김진환 기자 =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대4 승리를 거둔 한화 류현진이 문동주를 꼭 안아주고 있다. 2025.10.21/뉴스1

조건이 있었다. 반드시 한화가 앞선 상황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 4회 두 점을 먼저 선취했으나 곧바로 이어진 수비에서 선발 류현진이 김영웅에게 쓰리런포, 김태훈에게 솔로포를 맞으면서 한화는 2-4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한화는 이어진 5회 공격에서 손아섭-리베라토의 연속 2루타로 3-4, 노시환의 투런포로 기어코 5-4 역전을 해냈다.

 

3회까진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위력투를 선보인 류현진이 4회 홈런포 두방으로 무너지자 한화는 5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먼저 나온건 좌완 김범수. 5회에 볼넷 2개를 내주긴 했지만, 김성윤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범수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김영웅에게 볼넷을 내줬다. 무사 1루 위기.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문동주의 조기 등판이었다. 1차전에 7,8회를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히 틀어막아낸 문동주였기에 4차전 선발 문동주 카드를 이때 꺼낸다는 건, 당장의 1점차 리드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21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4로 승리가 확정되자 투수 문동주가 기뻐하고 있다. 2025.10.21. lmy@newsis.com
(대구=뉴스1) 김성진 기자 =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한화 문동주가 4이닝 무실점을 펼치며 5-4로 승리한 후 포효하고 있다. 2025.10.21/뉴스1

1차전엔 160km가 넘는 포심 패스트볼을 뻥뻥 던져댔던 문동주. 사흘 만의 등판이 부담이었을까. 이날은 160km가 넘는 공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포크볼과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던지며 삼성 타자들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렸다.

 

6회 무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이재현과 김태훈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고, 강민호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7회가 가장 큰 위기였다. 선두타자 대타 박병호에게 안타를 맞은 뒤 2사 후에는 구자욱에게 볼넷과 도루까지 허용하며 2,3루 위기에 몰렸다. 안타 한 방이면 역전까지 허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배터 박스에 선 타자는 올 시즌 정규시즌 50홈런으로 역대 외인 타자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158타점으로 역대 한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운 디아즈. 그는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이기도 했다. 긴 승부 끝에 문동주는 157km짜리 포심 패스트볼로 윽박지르며 디아즈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8회에도 위기는 멈추지 않았다. 선두타자 김영웅에게 단타를 맞고, 희생 번트로 1사 2루가 돼 동점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김태훈과 강민호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다.

 

(대구=뉴스1) 김성진 기자 =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한화 문동주가 8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삼성 강민호를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운 후 포효하고 있다. 2025.10.21/뉴스1

삼성의 마지막 9회 공격. 마운드에는 여전히 문동주가 섰다.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는 문동주로 경기를 그대로 끝내는 게 더 낫다는 한화 벤치의 판단이었다. 문동주는 대타 이성규와 김지찬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김성윤을 2루 땅볼로 잡아내며 한화의 5-4 승리를 기어코 지켜냈다. 이날 문동주의 최종 성적표는 4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3차전 데일리 MVP는 당연히 문동주의 차지였다.

 

문동주의 초인적인 역투로 1승을 거두긴 했지만, 어쩐지 뒷맛은 개운치 않다. 그 이유는 한 점 차 박빙에서는 마무리 김서현을 믿을 수 없다는 한화 벤치의 판단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서현은 1차전에서 9-6으로 앞선 9회 세이브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솔로포를 맞은 뒤 김태훈에게 안타, 이성규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두 점을 내줬다. 0.1이닝 만에 2실점을 하면서 급해진 한화 벤치는 김범수를 급하게 올려 승리를 지켜냈다.

 

이러한 전력 때문에 한화 벤치는 김서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3점차에서도 불안했던 김서현을 1점차에서는 더더욱이나 등판시킬 수가 없었다.

 

(대전=뉴스1) 김기남 기자 =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9회 한화 김서현이 투구하고 있다. 2025.10.18/뉴스1
(대전=뉴스1) 김성진 기자 =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가 9-8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마친 김서현이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워하고 있다. 2025.10.18/뉴스1

물론 김서현을 올리지 않고 문동주의 4이닝 역투를 선택한 한화 벤치의 선택은 100% 옳았다. 가을야구에서는 마무리 투수의 자존심 같은 것보다는 눈앞의 1승이 먼저기 때문이다. 다만 한화의 최종 목표는 플레이오프 통과가 아니라 LG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7전4승제인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투수가 4명이 필요하다. 문동주를 한국시리즈에서도 플레이오프처럼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 등판하는 롱맨으로 쓸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인 그의 보직은 선발이다. 이러한 고육지책, 미봉책은 플레이오프보다 더 길어지는 한국시리즈에서는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시리즈에선 9회는 ‘김서현의 시간’이 되어야만 한화 마운드가 안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한화는 남은 플레이오프에서 ‘김서현 딜레마’를 해결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에 닿을 수 있다. 과연 김경문 감독은 22일 열리는 PO 4차전에서 세이브 상황이 되면 김서현을 등판시킬까. 3차전을 마친 뒤 힌트를 주긴 했다.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이가 오늘 섭섭했을 것이다. 하이파이브를 하는 데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내일 경기 내용에 따라 서현이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마운드에 오른다고 했지 9회에 올린다고는 안했다. 김서현의 PO 4차전 보직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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