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대규모 한국인 사기 범죄 피의자 송환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내걸며 동남아 지역 국가로 구직자들을 끌어들이려는 광고가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눈에 띄어 누리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세계일보가 21일 확인한 한 홈페이지의 구인·구직 게시판에는 전날 ‘캄보디아X, 감금X’ 키워드가 제목으로 들어간 채용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각종 빚, 생활고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들 저희 본사와 함께 새출발했으면 좋겠다’, ‘국내에서 수익이 없거나 적어서 답답하신 분들에게 절호의 기회’ 등 구직 어려움에 시달리는 이들이 혹할만한 내용을 담았다.
근무지가 캄보디아 인근 태국이라는 글에는 ‘와서 분위기 조성하는 분 바로 보낼 것’이라며 ‘돈은 확실히 많이 번다, 본인도 책임감 있게 해야 한다’고 적혔다. 특히 ‘와서 아닌 것 같다고 판단되면 그냥 가도 된다’면서 ‘절대로 붙잡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상담 창구로 텔레그램 아이디를 적은 다른 글은 ‘지금 당장 힘든 거 몇 달이면 빚 갚게 해 주겠다’고 강조해 채무에 시달리는 이들을 겨냥한 것으로 읽혔다. 이 글은 ‘조용히 와서 조용히 일만 하다가 한국에 돌아갈 분들은 연락 달라’며 ‘생활환경 좋은 곳이니 편하게 열심히 일만 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 외에 비슷한 내용의 글이 해당 홈페이지 구인·구직 게시판에 올라왔는데,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이 언론으로 알려진 이달에만 60개에 달하는 글이 등록됐다. 동남아 지역 어학연수와 커뮤니티 등을 갖춘 어느 홈페이지에 올라온 ‘가족같이 일할 사람을 구한다’며 고수익을 장담한 글에는 “이 글도 감금된 누군가가 올리는 것 아닌가”라는 댓글이 달렸다.
경찰은 캄보디아에서 범죄 활동에 가담했다가 국내로 송환된 피의자 64명 중 49명을 구속했다. 관할 경찰관서별로 보면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청 2명, 대전경찰청과 경기남부청 김포경찰서 각각 1명이다. 경기북부청 형사기동대 수사 대상자인 10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의정부지법에서 진행된다.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고문을 당한 후 살해된 20대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의 유해도 21일 국내로 송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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