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한국인을 두고 “국제 범죄조직의 희생양”,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라고 엄호에 나섰다.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이 ‘범죄자 송환’을 마치 외교 성과인 양 포장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들이 ‘한국사회의 구조적 피해자’라고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전현희 수석최고위원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무고한 우리 청년들이 국제 범죄조직의 희생양이 되는 한국의 현실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너무나 송구하고 가슴이 찢어질 듯이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전 수석최고위원은 “만약 이땅에 좋은 일자리가 넘쳐나고 인간적인 기본권을 누릴 수 있는 삶이 청년들에게 보장됐다면 그토록 위험한 길에 우리 청년들이 내몰리진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우리 청년들이 범죄의 덫에 걸려, 돈벌이 사기에 현혹되지 않도록, 좋은 일자리가 우리나라에 넘쳐나는 청년들에게 따뜻하고 안전한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장을 맡은 김병주 최고위원도 대책단 활동 성과 브리핑에서 “청년들을 낯선 캄보디아까지 가게 한 것은 노력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이 땅의 청년 일자리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어떤 분들은 감금된 청년들이 불법을 저지른 죄인이며 열심히 일하지 않고 죄인 줄 빤히 알면서도 일확천금에 눈 먼 범죄자가 아니냐고 말한다”면서 “그들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의 가해가 허황된 탐욕이라면 그들의 피해는 우리 사회 모두가 감당해야 할 굴레”라며 “좋은 일자리를 위해서라면 영혼마저 팔고 싶은 청년들에게 어쩌면 우리 모두는 가해자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구금 중이던 범죄 피의자 64명을 전세기로 실어 오며 ‘국민 보호 성과’로 포장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사기당하고 고통받은 피해자들이 들으면 피가 거꾸로 솟을 일”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번 송환 대상자 다수는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피싱·스캠 등에 가담한 혐의로 적발된 피의자들이며, 일부는 그 지옥 같은 환경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려 신고한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자리뿐 아니라 빚 탕감 등 손쉽게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으로 이국 땅으로 떠나 캄보디아 범죄조직 덫에 걸려 온갖 고초를 겪었을 수 있지만, 부인할 수 없는 한 가지는 이들이 자의든 타의든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피싱에 가담한 범죄자들이란 사실”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가해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책단 소속 황명선 최고위원은 전날 캄보디아 활동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범죄 단지에 들어가면 의사와 상관 없이 구금·폭행 당하는데, 우리 국가 입장에서 보면 그분들이 폭력·감금의 피해자이자 한편으로는 범죄 단체 조직에 들어가 우리 국민에게 사이버 범죄를 하는 가해자 신분”이라며 “민주당은 앞으로 냉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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