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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만든 햄버거 한 입 먹고 병원행…뜻밖의 식재료가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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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22 05:41:43 수정 : 2025-10-22 05:42:54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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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한 입이 병원행으로 이어졌다. 고기 패티도, 기름진 빵도 아닌 전혀 뜻밖의 재료가 문제였다.

 

햄버거.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맥도날드 햄버거 속 생양파에서 대장균이 검출된 사례가 보고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식품의약국은 역학조사를 통해 ‘쿼터파운더’에 들어간 얇게 썬 생양파가 가능성 높은 오염원으로 지목됐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즉시 해당 양파의 사용을 중단하고 새 공급처로 교체했다.

 

양파를 납품한 식품회사 ‘테일러 팜스’는 자체 조사를 거쳐 문제의 양파를 자발적으로 리콜했다. 당시 다른 패스트푸드 체인들도 생양파 사용을 점검하거나 일부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제한·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위생 부주의를 넘어, 햄버거 속 생채소 관리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보여준 사례다.

 

양파 . 게티이미지뱅크

양파는 껍질을 벗기고 얇게 썰면 표면이 넓어지고 수분이 많아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된다. 특히 햄버거 토핑에 들어가는 채소는 조리 직전에 다뤄지기 때문에, 조리 도구나 작업 공간이 조금만 오염돼도 균이 옮겨갈 수 있다. 양파뿐 아니라 상추나 토마토, 오이 같은 생채소 역시 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

 

이번 사례는 가열하지 않고 먹는 생채소가 조리된 고기보다 오히려 관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고기는 익히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세균이 사라지지만, 채소는 그런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상황은 다행히 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가 된 ‘테일러 팜스’ 생양파가 최근 2년간 국내로 수입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즉, 미국에서 문제가 된 양파가 국내 햄버거 체인이나 식품 업체를 통해 유통된 사실은 없다.

 

햄버거.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생채소 관리의 중요성은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기온이 높고 습한 여름철에는 냉장 보관만으로는 세균 증식을 막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냉장식품은 반드시 5도 이하, 따뜻한 음식은 60도 이상으로 보관해야 하고, 조리된 음식은 가능한 한 2시간 이내 섭취하거나 즉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썰어둔 채소는 조리 직전에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남은 재료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한다.

 

조리 과정에서는 칼과 도마, 집게 등을 날것용과 익힌 음식용으로 반드시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기본 수칙만 철저히 지켜도 대부분의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냉장보관. 게티이미지뱅크

세균이 가장 활발히 자라는 구간은 5도에서 60도 사이다. 이 구간에서 음식을 오래 두면 균이 빠르게 증식한다. 특히 여름철 배달이나 포장 음식은 잠깐의 방치로도 쉽게 오염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냄새나 색이 멀쩡하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상온에서 몇 시간이 지난 음식은 다시 데운다 해도 완전히 안전하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일부 세균은 열로 사멸하더라도, 이미 만들어진 독소가 남아 증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패스트푸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정에서도, 학교 급식에서도, 작은 식당에서도 같은 위험이 생길 수 있다. 매일 먹는 음식일수록 방심하기 쉽지만, 식품 안전의 출발점은 결국 온도와 시간, 그리고 세척 습관을 지키는 것이다. 우연한 한 조각의 양파가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일상의 작은 위생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환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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