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국감은 뒷전…과방위, 여야 의원간 ‘찌질한 놈’ 공방에 파행

입력 : 2025-10-16 18:32:27 수정 : 2025-10-16 18:32:27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이 찌질한 놈아’라고 문자를 했더니 ‘이 찌질한 XX야’라는 답장을 받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정감사가 여야 의원간의 ‘욕설 문자 폭로’ 공방으로 전날에 이어 16일 재차 파행했다. 국정과 동떨어진 의원간 막말 공방에 시간을 허비하느라 원자력안전위원회, 우주항공청 등 주요 기관에 대한 본격적인 국정감사는 이날 오후까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급기야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기자들을 강제 퇴장시키고 상임위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회의 직후부터 문자 폭로 사태를 두고 공방을 시작했다. 김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제가 (박정훈 의원에게) 보냈다는 답신 문자가 허위의 조작적 사실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박 의원도) 고소·고발했고, 저도 고소·고발했으니 사법적 판단을 받아보자”고 했다. 박 의원은 “(욕설) 문자를 받았다”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오른쪽)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욕설 문자 논란과 관련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과방위 국감은 두 의원의 설전으로 감사 중지됐고 오후 시작한 국감도 비공개로 이어졌다. 허정호 선임기자

 

앞서 지난 13일 과방위 국감에서 김 의원은 박 의원이 지난달 보낸 ‘이 찌질한 놈아’라는 내용의 문자를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공개했다. 발단은 지난 달 과방위 소회의실에서 벌어진 두 의원의 몸싸움이었다. 당시 박 의원은 사과를 위해 김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으나 답장이 없자 ‘이 찌질한 놈아’라고 재차 문자를 남겼다. 이 문자가 국감장에서 공개된 것. 박 의원은 바로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이 한심한 XX’ 등의 발언을 해 민주당 등으로부터 비판 받았다. 

 

박 의원은 16일 회의서 신상 발언을 통해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깊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다만 김 의원에게는 전혀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의 그날 행동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며 “더군다나 제 전화번호까지 공개해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의 표적이 돼 전화를 쓰기 어려운 상황까지 됐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문자 메시지 공개 과정에서 박 의원의 전화번호가 노출된 것은 “(문자 캡처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번호가 비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자신의 지난달 통화 내역을 공개하며 “제가 박 의원이 보낸 문자에 대해 똑같이 욕설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통화 상세 내역서에 따르면 김 의원은 9월 한 달간 총 4통의 문자를 보냈으며 그중 박 의원의 전화번호는 없었다.

 

박 의원은 “(욕설 문자를 보낸) 다음 날 저한테 ‘이 찌질한 XX야’라고 문자가 왔다. 그래서 제가 그 찌질이라는 단어는 당신한테나 어울리는 단어야. 이 창의력 없는 인간아’라고 답신까지 보냈다. 근데 무슨 문자를 안 보냈다고 하느냐”고 재반박했다.

그는 “제가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공격했다고 한 달 전 일을 끄집어낸 것이다. 얼마나 파렴치한가”라고 힐난했다.

 

박 의원은 또 “김우영 의원이 그 메시지를 공개해서 얻은 건 '국민 찌질'이가 된 것밖에 없다”며 “제가 볼 때 문자를 답변 했느냐 안 했느냐는 무의미하다. 본인이 멱살 잡은 것을 상임위장에서 다 인정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오른쪽)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욕설 문자 논란과 관련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과방위 국감은 두 의원의 설전으로 감사 중지됐고 오후 시작한 국감도 비공개로 이어졌다. 허정호 선임기자

 

이날 오전 여야 간 공방으로 과방위 국감은 개의 41분 만에 중지됐다. 오후 2시 4분 과방위가 다시 열렸으나 재차 공방이 벌어지면서 15분 만에 또 중단됐다. 최 위원장은 오후 2시 16분 취재진을 향해 “선택적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며 퇴장을 명령했다. 취재진이 퇴장한 뒤에는 국감을 중지하고 전체회의를 열어 ‘위원 신상에 관한 논의의 건’을 상정했다. 국감 증인·참고인들도 최 위원장 요청에 따라 회의장 밖에서 대기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도 김 의원과 박 의원은 “한주먹 거리다” “넌 내가 이긴다”라면서 말싸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소리를 높이던 두 의원이 결국 서로 사과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고 회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날 두 의원의 감정 싸움은 양당 의원들간 공방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의 의사진행 방식을 공격했다.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은 “위원장이 지금 싸움을 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충권 의원은 “그딴 식으로 할 거면 진행하지 마시라”고 했다. 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위원장께 '그딴 식'이라니”라며 맞섰다.

 

‘찌질’ 논란으로 파행한 과방위 국감은 이날 오후 4시 29분에야 재개됐다. 최 위원장은 재개 선포 전 국감장에 자리한 증인·참고인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오피니언

포토

송혜교, 눈부신 미모에 깜짝
  • 송혜교, 눈부신 미모에 깜짝
  • 송해나 '심쿵'
  • 투어스 신유 '부드러운 미소'
  • '컴백 D-1' 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