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에 파견된 백해룡 경정이 출근 첫날부터 합수팀을 향해 “불법단체”라고 직격했다. 그러자 임은정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동부지검이 바로 “일체의 위법성 시비가 없도록 적법절차를 엄격히 준수해 수사에 임하고 있다”며 사실상 반박 입장을 내놨다. 잇따르는 충돌에 마약수사 외압 의혹 수사가 ‘산’으로 가는 것 아니냔 우려가 짙어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백 경정은 16일 오전 동부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합동수사팀은 위법하게 구성된 불법단체라고 주장해왔는데 그곳으로 출근하고 있다. 공직자로서 신념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수사 대상이다. 검찰 최고 지휘부가 외압 의혹과 관련돼 있다”는 주장도 재차 내놨다. 전날이 파견 근무 시작일이었지만 백 경정은 방송 출연 등을 사유로 연가를 냈고 이날 첫 출근을 한 것이다.
동부지검은 이 대통령 지시대로 백 경정 파견을 받되 별도로 5명 규모 ‘백해룡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기존 합수팀과 백해룡팀을 합쳐 합동수사단으로 격상시키는 형식이다. 다만 백 경정은 ‘최소 25명’ 규모로 수사팀을 꾸려야 한다고 반발하며 기존 합수팀도 의혹 관련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고 거론하기도 한 터다.
사실상 한 사건을 놓고 ‘한 지붕 두 가족’이 꾸려진 셈이라 제대로 수사가 되겠냐는 우려가 계속 나오는 와중에 ‘두 가족’ 간 충돌이 잇따르는 형편이다.
백 경정은 이날 임 지검장에 대해 “소통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평소 명예롭게 퇴직하신 선배들을 굉장히 존경해왔다. 그 길을 제가 조용히 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고 했다.
동부지검은 같은날 알림 형태의 보도자료를 통해 백 경정의 ‘불법단체’ 주장과 관련해 “백 경정과 함께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영등포서 수사팀을 포함해 검찰 수사인력보다 더 많은 외부기관 파견 수사인력을 배치해 수사 객관성과 공정성을 최대한 담보하고자 했다”며 “일체의 위법성 시비가 없도록 적법절차를 엄격히 준수해 수사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 운영될 백해룡팀에 대해 “기존 합수팀과 분리된 별개 수사팀으로 구성하고, 현재 동부지검에 설치·운용 중인 보이스피싱 범죄 합동수사단과 같이 경찰수사팀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수사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