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3대 특검, “정의 이름 빌린 폭력 아닌가” 지적 새겨야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5-10-16 22:57:49 수정 : 2025-10-16 22:57:48

인쇄 메일 url 공유 - +

김건희·내란·해병 3대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얼마 전 경기 양평군청 공무원 정모씨가 김건희 특검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검팀은 김씨 측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고인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가 남긴 자필 메모에선 “너무 힘들고 지친다”, “세상을 등지고 싶다” 등 문구가 발견됐다. 조사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던 정황이 속속 불거지는데 특검팀에선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으니 진상규명 의지는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다.

앞서 정씨 변호인은 특검팀에 고인의 조서 열람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당사자 사망으로 변호인과의 위임 관계가 종료됐다”는 것이 거절 사유라니 기가 막힌다. 이러니 ‘죽은 사람만 억울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국민적 의구심이 큰 사안인 만큼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불식하려면 외부인에 의한 객관적 조사 실시가 필수적이다. 그런데도 특검팀은 “감찰에 준해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김씨를 불러 조사할 당시 본인 동의도 안 구하고 조사 장면을 녹화해 중계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피의자 인권은 안중에도 없다는 건가.

내란 특검팀도 사정은 비슷하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청구한 구속영장이 “범죄 소명 부족”을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되자 하루 만에 영장 재청구 방침을 공식화한 것은 지나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검팀 검사들이 법관은 물론 헌법과 법률보다 더 위에 있다는 오만함이 느껴진다. 앞서 특검팀은 주한미군과 사전 협의 없이 공군 오산기지를 압수수색한 일로 물의를 빚었는데, 최근 미 공군이 우리 외교부에 정식으로 항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검팀의 무책임한 행동 탓에 한·미동맹에 금이 가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해병 특검팀은 또 어떤가. 얼마 전까지 해병 순직 사건 수사를 지휘한 오동운 공수처장을 피의자로 입건하더니 그제는 압수수색까지 벌였다. 수사 개시 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공수처의 늑장 수사 탓이란 말인가. 지방법원장을 지낸 강민구 변호사는 “정의의 이름을 빌린 폭력”이란 표현으로 특검팀의 수사 행태를 비판했다. 이는 김건희 특검팀을 겨냥한 것이지만 다른 특검팀도 예외는 아니다. 3대 특검팀 모두 실적만 의식한 무리한 수사를 지양하고 피의자 인권 보호 등 기본에 충실하길 바란다.


오피니언

포토

송해나 '심쿵'
  • 송해나 '심쿵'
  • 투어스 신유 '부드러운 미소'
  • '컴백 D-1' 화사
  • 정소민 '상큼 발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