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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北 억류 국민’ 금시초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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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03 23:16:21 수정 : 2025-12-03 23:16:20
김청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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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2013년 억류), 김국기(2014), 최춘길(2014), 김원호(2016), 고현철(2016 추정), 박정호(2016), 함진우(2017). 북한 당국에 의한 체포·억류가 확인된 대한민국 국민이다. 오랜 세월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며 엄혹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박근혜·윤석열정부에서의 석방 촉구 성명,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직접 송환 요청이 있었으나 여전히 생사불명이다.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 외신회견에서 북한 억류 국민 문제가 금시초문이라고 답한 것이다. 가족에 대한 메시지, 석방 노력에 대한 질문에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라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게 “한국 국민이 잡혀 있다는 것이 맞아요?”라고 했다. 기자가 과거 북한 매체 보도, 우리 정부의 성명 발표 사실을 언급하자 “아주 오래전에 벌어진 일이라서 개별적인 정보가 부족하다. 상황을 좀 더 알아보고 판단하도록 하겠다”며 답을 끝냈다.

12·3 1주년 특별성명과 내신 및 외신회견을 통해 60여 차례나 ‘국민’을 외친 대통령 발언이 맞는지 귀가 의심스럽다. 구체적인 억류자 숫자나 억류 시기를 모를 수는 있지만, 이슈 자체에 대해 무지했다는 것은 충격이다. 이 대통령 반응에선 이 정부 출범 후 북한 억류자 문제가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정부가 북한의 인권·인도적 문제를 얼마나 가볍게 보고 있는지 여지없이 보여준다.

대북 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이영환 대표는 “국민과 언론, 미국과 유럽의 우방국도 목소리를 내온 일을 대통령이 알지도 못했다니 심각하다”고 했다. 북한 인권 운동가는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라고까지 했다. TJWG에 따르면 국군포로 5만명 이상, 6·25 시기 민간인 납북자 9만5456명, 전후 민간인 납북자 516명이 존재한다. 인간의 존엄성 훼손 위에선 어떤 정치나 사상도 성공할 수 없다. 평화공존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하지만, 인권과 인도적 문제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이 이름을 기억하라.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김원호, 고현철, 박정호, 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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