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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마지막세대라는 절망…아직 희망의 불씨는 살아있다

입력 : 2025-10-18 06:00:00 수정 : 2025-10-16 23:30:34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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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빌어먹을 지구를 살려보기로 했다/ 해나 리치/ 연아람 옮김/ 부키/ 2만4000원

 

기후 위기의 시대, 우리는 과연 희망을 논할 수 있을까. 옥스퍼드대학교 마틴스쿨 수석 연구원이자 데이터 과학자인 저자는 신중하지만 단호하게 ‘그렇다’고 답한다. 저자는 환경 문제를 둘러싼 ‘과장된 비관주의’에 반기를 들며, 방대한 데이터를 근거로 희망의 가능성을 역설한다.

저자는 대기오염·기후 변화·삼림 파괴·식량 문제·생물 다양성 훼손·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어류 남획이라는 7가지 환경 이슈를 중심으로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분석한다. 그는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은 분명히 인정하면서도, 대중이 흔히 인식하는 것처럼 “세상이 멸망하고 있다”는 식의 종말론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강조한다. 오염된 통계와 과장된 공포를 걷어내고 지금이라도 행동에 나선다면 변화는 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해나 리치/연아람 옮김/부키/2만4000원

이러한 분석은 스웨덴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1948∼2017) 연구에 기반한다. 저서 ‘팩트풀니스’로 잘 알려진 로슬링이 각종 데이터를 동원해 “세상은 느리지만 분명히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듯, 리치 역시 기후·에너지·인구·생태계 관련 데이터에 기반해 신중한 낙관론을 편다. 예컨대 베이징의 대기질은 개선되고 있으며, 해양 어족 자원 역시 적절한 관리가 이뤄진다면 회복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낙관이 지나치게 순진하게 읽히는 대목도 적지 않다. 각 장마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허탈할 정도로 식상하다. 육류 소비 감축, 탄소세 도입, 화석연료 퇴출 등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환경운동 진영에서 외쳐온 익숙한 구호다. 데이터 전문가인 저자가 기후 과학자들이 통합적 통찰에 입각해 내놓은 위기 경고의 강도를 희석시킬 위험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은 우리가 환경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 시사점을 던진다. 무엇을 알고, 어떻게 행동할지를 자문하는 데서 변화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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