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범죄자, 7년 연속 중국인 ‘최다’
“불체자도 태국 다음…무비자입국 우려”
국내에서 검거된 외국인 범죄자 중 중국 국적자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도 제주에서 10년간 불법 체류하던 중국인이 훔친 차량을 몰다 경찰에 붙잡혔다. 불법체류·범죄 관리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출입국관리법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체류 중인 40대 중국인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6일 오후 서귀포시 내 한 도로에서 훔친 차량을 면허 없이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차량이 파손된 흔적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의 정지 신호를 무시한 채 2㎞가량을 도주하다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현장 영상을 보면 왕복 4차로 도로를 달리던 흰색 승용차가 경찰이 뒤쫓자 옆 차선으로 넘어가더니 그대로 골목으로 들어갔다. 승용차가 골목을 벗어나려는 순간 순찰차가 도주 차량 앞을 막아섰다. 2㎞ 가까이 이어진 추격 끝에 A씨는 운전석에서 내려 도주했고, 경사로에 속도가 붙으려는 차량을 경찰이 가까스로 멈춰세웠다.
A씨는 2016년에 체류 기간이 만료된 뒤 10년간 제주에서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에 넘기는 한편 도난 차량을 압수해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29일부터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 정책이 한시 허용된 가운데 범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책을 손봐야 한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외국인 범죄자는 2만2875명으로 집계됐는데,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1만186명(44.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베트남인 2512명, 태국인 1346명 순이었다.
불법체류자 중에서도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정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외국인 불법체류자는 23만643명이고, 이 중 중국인은 4만3521명(18.9%)으로 태국인(11만7297명) 다음으로 많았다.
무비자 입국 첫날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크루즈선 드림호에 귀선하지 않은 중국인 관광객 6명의 행방도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탈 중국인 6명은 관광상륙허가제 최장 상륙 허가 기간인 3일을 훌쩍 넘겨 2주가 흐른 상황인데도 당국이 동선 파악조차 못하고 있어 안보 관리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이다.
출입국관리법 제46조는 체류 자격 없이 대한민국에 체류하거나 체류 기간을 초과해 체류하는 외국인을 강제 퇴거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불법 체류 인원의 동향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 의원은 “최근 7년간 중국인 범죄자 비율은 전체 외국인 범죄자의 절반에 육박하며 감소세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가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추진하는 건 국민 불안을 외면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무비자 제도를 시행하면 불법 체류자와 외국인 범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법무부와 문체부는 무비자 확대에 앞서 불법체류·범죄 관리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관광대국보다 먼저, 안전대국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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