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28만권서 1500만권으로
온라인 자료도 2000만건 소장
시대별 국내 신간 분석 결과
국가사회 변화상 오롯이 반영

국립중앙도서관이 개관 80주년을 맞는다. 1945년 8·15 광복 다음 날, 옛 조선총독부도서관 한국인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도서관을 접수한 뒤 개관을 준비한 결과다.
소장 장서 28만여권으로 시작한 지 80년 만에 1500만여권의 도서·비도서와 2000만건의 온라인 자료를 소장하게 된 국립중앙도서관은 14일 시대별로 주류를 이룬 국내 발간 서적을 주제로 국가·사회 변화상을 분석했다. 국내 모든 도서를 출간 30일 내 제출받고 있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시대별 서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방 직후부터 1950년대는 ‘국가 재건의 기초 다지기’가 핵심 흐름으로 나타났다.
1945년~1950년대에는 정치·법률·경제 등 국가 운영의 기초분야 자료가 이 기간의 발행 장서 9500여권 중 20%를 차지했다. 광복 직후 국가 재건을 위한 지식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1960~70년대는 악보 수집 작업의 결과로 이전까지 단 313권이었던 음악 관련 도서가 3만1266권으로 크게 늘었다. 또한 경제개발계획에 따른 산업화 추진으로 토목·환경, 전기·전자, 기계공학 분야 도서가 급증했다. 한일 국교 정상화의 영향으로 일본문학도 13.8배 증가했다.
1980년대는 장서 발행이 1970년대보다 7.3배 늘어 6만1402권에서 45만637권으로 증가했다. 특히 검열 완화와 제도 변화로 영화 관련 자료 수집이 늘었고, 해외문학 번역이 본격화하면서 영미문학이 13.7배 증가했다. 독일·프랑스문학도 함께 증가했다. 또한 경제 고도성장기를 맞아 화학, 전기·전자, 기계공학 분야 도서도 비약적으로 많아졌다.

1990~2000년대는 정보화 흐름이 출판시장에도 반영됐다. 컴퓨터과학·프로그래밍 서적이 127.5배(1970~80년대 599권 → 1990~2000년대 7만6414권) 증가하며 정보화사회의 도래를 알렸다. 아동서와 전집·총서, 학습참고서 장서량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 학습참고서는 이전 시대에 비해 88.4배 증가했다.
2010년대 이후에는 전자책과 오디오북 등 디지털 매체가 늘면서 도서·비도서 장서량이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심리학 분야는 소폭 증가했고, 여행·지도 관련 도서는 2013년까지 증가하다가 이후 감소했다. AI, 빅데이터, 딥러닝,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필요한 각종 기술을 다룬 컴퓨터과학·프로그래밍 도서는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문학 도서의 경우 한국문학은 1945년~1950년대 1482권에 불과했으나, 1985년부터 1990년대에 16만7496권으로 급증했고 2020~2024년에는 18만5237권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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