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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 불리함도 이겨내고 창단 첫 월드시리즈가 보인다’…시애틀 매리너스, 롤리 홈런 없이도 홈런포 세방 터지며 토론토 원정 1,2차전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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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4 14:45:44 수정 : 2025-10-14 14:46:23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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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는 태생적으로 불리함을 안고 뛰는 팀이다. 미국 대륙 북서쪽 끝, 태평양을 끼고 있는 워싱턴주 시애틀을 연고로 하고 있다. MLB 30개 팀 중 북서쪽에 나홀로 떨어져 있다보니 이동거리가 가장 길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 속해 있는 시애틀은 같은 지구에 있는 텍사스주의 두 팀(텍사스 레인저스, 휴스턴 애스트로스)과 맞붙기 위해 원정을 떠나면 직선거리만 3000km를 이동해야 한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에서 동남아시아 사이판까지 가는 거리다. 시애틀 선수들은 원정 경기가 사실상 해외 원정에 준하는 셈이다. 이동거리만 해도 선수들에게 피로가 가중되는 데 서부에서 동부로 옮기면 시차가 바뀌기 때문에 휴식 시간까지 줄어드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지리적 불리함으로 인한 손해 때문일까. 시애틀은 1977년 창단 후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은커녕 월드시리즈 문턱조차 밟아본 적이 없다. 올 시즌 이전에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4승제)에 가장 최근에 진출했던 2001년이 절호의 기회긴 했다. 그해는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한 스즈키 이치로의 MLB 데뷔 시즌이었다. 당시 이치로는 MLB에 데뷔하자마자 AL 타격 위(타율 0.350) 최다안타 1위(242안타), 도루 1위(56도루)를 기록하며 AL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 석권하며 미국 전역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치로 외에도 완성도 높은 투타 전력을 뽐내며 시애틀은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인 116승을 거뒀지만, ALCS에서 뉴욕 양키스를 만나 패하면서 창단 첫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그 이후 시애틀은 2022년에야 다시 가을야구에 오를 정도로 만년 약체에 머물렀다. 2022년에도 디비전 시리즈에서 포스트시즌을 끝낸 시애틀의 올 가을은 조금 더 길어질 모양새다. 24년 만에 오른 ALCS 무대에서 1,2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창단 첫 월드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시애틀이다.

 

사진=AP연합뉴스
사진=EPA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시애틀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2025 ALCS 2차전에서 홈런포만 세 방이 터진 타선의 힘을 앞세워 10-3 대승을 거뒀다. 전날 열린 1차전에서 올 시즌 MLB 전체 홈런 1위(60홈런)에 오른 ‘안방마님’ 칼 롤리의 동점포를 앞세워 3-1 승리를 거둔 시애틀은 이날 승리로 토론토 원정 1,2차전을 모두 쓸어담고 기분좋게 시애틀로 넘어가게 됐다. 두 팀의 3차전은 16일 시애틀 홈 경기로 펼쳐진다.

 

토론토와 시애틀의 ALCS는 확연히 다른 컬러의 두 팀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롤리를 제외하면 디비전시리즈까지 워낙 타격 성적이 떨어졌던 시애틀은 토론토에 비교우위인 선발진이 돋보였다. 반면 토론토는 양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경기에서 34점을 터뜨리는 활화산 같은 방망이로 투수진 열세를 극복해낼 것으로 보였다.

 

2차전까지의 양상만 보면 시애틀이 투타에서 모두 앞서는 모습이다. 1차전에선 투수전에서 승리를 거둔 시애틀은 2차전에선 시애틀은 쓰리런포 2방, 투런포 하나 등 홈런으로만 8점을 내며 토론토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1회 훌리오 로드리게스의 선제 3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시애틀은 3-3 동점이던 5회, 호르헤 폴랑코가 3점 홈런을 또 한 방 터뜨리며 6-3으로 성큼 달아났다. 6-3으로 앞선 7회엔 조시 네일러의 쐐기 투런포가 터졌다. 팀 타선의 중심인 롤리의 홈런포 없이도 승리하면서 시애틀의 향후 전망은 더욱 밝아질 전망이다.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투수진도 선발 로건 길버트가 3이닝 만에 3실점(2자책)으로 물러났으나 에두아르도 바자르도(2이닝), 카를로스 바르가스(2이닝), 에멀슨 핸콕(2이닝)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제 몫을 다 했다.

 

사진=AP연합뉴스

반면 토론토는 1992~1993년 월드시리즈 2연패 이후 32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올 시즌을 싱글A에서 시작해 빅리그까지 올라온 신예 선발 트레이 예세비지가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게 컸다. 양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5.1이닝 11탈삼진 무실점의 ‘깜짝 호투’로 기대를 모았으나 이날은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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