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분야 교류 확대 나서
전북과 제주 두 특별자치도가 고려시대 문신 지포(止浦) 김구(1211~1278) 선생의 역사적 인연을 계기로 문화·관광 협력에 나선다.
전북도와 제주도는 13일 제주도청에서 ‘전북-제주 문화 교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두 지역 간 상생협력 기반 구축과 세계유산·관광·국제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 확대를 약속했다.
이번 협약은 전북 부안 출신의 고려 후기 문신이자 성리학 도입의 선구자인 지포 선생이 제주 판관으로 재임할 당시 추진한 ‘돌담사업’을 역사적 연결고리로 삼았다.
탐라지에는 ‘김구가 백성의 고통을 물어 돌로 담을 쌓아 경계를 정하니 백성들이 편안히 여겼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는 오늘날 제주의 밭담 문화의 원형으로 평가된다.
지포 선생은 한림학사, 정당문학, 판판도사사 등을 역임하며 유학 부흥에 앞장섰다. 실학의 선구자 반계 유형원 선생, 조선 최후의 유학자 간재 전우 선생으로 이어지는 부안 삼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의 묘역은 2009년 전북 기념물 제127호로 지정됐다.
양 지역은 지포 선생의 애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미 민간 차원에서 영정 봉헌, 공적비 건립 등의 교류를 이어왔으며, 지난해부터는 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해 왔다.
올해 4월부터 실무 협의를 거쳐 이번 협약 체결로 공식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전북도와 제주도는 협약에 따라 세계유산과 역사·문화 연구·교류 사업 활성화, 양 지역 대표 관광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협력,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홍보와 국제 문화·스포츠 행사 공동 추진 등 실질적 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 전북 부안에 개원을 앞둔 한국학미래진흥원에 ‘제주 현무암 돌담’을 설치해 전북·제주 교류의 상징적 기념물로 삼고, 다음 달에는 전북에서 양 지역이 참여하는 문화 교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지포 김구 선생의 정신을 잇는 이번 협약은 단순한 지역 교류를 넘어 역사와 문화로 이어지는 상생의 의미가 있다”며 “전북과 제주가 힘을 모아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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