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마약음료’ 가담설도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납치됐다 숨진 한국인 대학생이 걷지도 못할 만큼 극심한 폭행을 당했다는 증언이 공개됐다.
12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에 따르면 8월9일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범죄 조직에 붙잡혔다 구조된 한국인 A씨는 그 전날 사망한 대학생 박모(22)씨와 함께 갇혀 있었다. A씨는 박 의원실에 “박씨가 너무 맞아서 걷지도,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상태였다”며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고 전했다.

경북 예천이 고향인 박씨는 7월17일 “해외 박람회 참석차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행 비행기에 올랐고, 약 3주가 지난 8월8일 깜폿 보코산 부근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박씨의 사망증명서에는 ‘고문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이 사인으로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 출국 이후 가족은 ‘500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박씨를 해치겠다’는 협박을 받았고 즉시 재외공관과 현지 수사당국에 구조 요청을 했다. 캄보디아 관영 언론사 AKP는 검찰이 10일 살인과 사기 등의 혐의로 30∼40대 중국 국적자 3명을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수사당국은 박씨 시신 발견 직후 중국인 2명을 긴급 체포했고, 범죄 거점을 수색해 1명을 추가 검거했다.
하지만 직접 고문 행위를 저지른 핵심 가해자 2명은 여전히 도주 중이다. 이 중 리모(34)씨로 알려진 인물이 박씨에게 마약을 강제 투여하고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영상에는 박씨가 필로폰으로 보이는 물질을 강제로 흡입하는 모습과 함께 촬영자가 “더 깊이 들이마셔”라고 협박하는 음성이 담겼다.
캄보디아 내 한인 피해 사건을 추적하는 단체 ‘천마’는 리씨가 2023년 4월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배포 사건에도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천마는 리씨가 당시 마약 밀반입 조직에서 활동했으며 마약 범죄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제보를 받아 확인을 위해 운영자(천마)를 접촉해 영상과 관련한 내용을 청취한 사실이 있다”면서도 “대치동 마약 연루 부분은 경찰은 전혀 아는 바가 없고, 말을 한 사실이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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