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돌입 前 도시 인구의 절반 복귀
재건 까마득… “이, 구호 통로 더 열어야”
미군 현지 도착… “가자 주둔 안 할 것”
트럼프, 13일 이집트서 정상회의 주재
이·하마스 불참… 휴전 후속 조치 논의
이 “생존 인질 20명 전원 13일 풀려날 것”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휴전이 발표되면서 피란을 떠났던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명이 가자시티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폐허가 된 고향의 모습에 망연자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등은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가자 휴전 후속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 통제에 있는 가자지구 구조 당국인 민방위대는 가자 휴전 합의 1단계 발표 이후 가자시티로 50만여명의 주민들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이전 가자시티의 인구는 약 100만명이었다.
이들은 이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잔해만 남은 도시와 마주했다. 가자시티는 기반시설과 도로, 상하수도 시설과 우물, 전기공급선 등이 모두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걸어서 가자시티로 돌아온 팔레스타인 주민 라자 살미는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우리 집이 어떻게 됐을지 공포와 걱정이 몰려왔다”며 “(무너진) 집을 바라보며 울었다. 모든 추억이 먼지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가자시티로 돌아온 마흐무드 알샨도길리도 “우리가 어디서 살아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돌아온 주민들은 우선 부서진 학교 건물이나 공공기관 건물에 거처를 마련했다.
구호단체들은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인도주의 구호물자 통로를 더 열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하고 있다. 테스 잉그램 유엔아동기금(UNICEF) 대변인은 “휴전 자체는 충분하지 않다. 인도주의 구호의 급증이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이스라엘의 허가가 나면 가자지구 전역의 식량 배급소 400곳 중 145곳을 복구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또 이웃 국가에서 가자지구로 운송 재개 허가를 기다리는 식량 지원 물품은 17만t이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인질 석방과 휴전 합의 준수 감시를 위해 파견된 미군 200명은 이날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이들은 안보·병참 지원과 인도주의 구호 확보를 위한 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은 이날 가자지구를 방문해 “이 위대한 노력은 미군이 가자지구 땅을 밟지 않고 이뤄질 것”이라며 미군이 가자지구에 주둔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이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50만명의 시민이 모여 휴전을 축하하는 집회를 열었다.
서방 정상들은 휴전 합의 이행의 다음 단계를 논의한다. 이집트 대통령실은 홍해 휴양지인 샤름엘셰이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엘시시 대통령이 주재하는 가자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가 13일에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등이 모여 이집트에서 가자 휴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번 회담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따른 가자 휴전 1단계 합의는 지난 10일 발효됐다. 이에 따라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을 돌려보내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한다.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생존한 20명의 인질이 13일 이른 오전 한꺼번에 풀려날 것”이라고 12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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