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과 만날 이유 없어 보여”
中 “고액 관세로 위협, 공존의 길 아냐
싸움 원치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아”
미·중 관계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대중 관세에 100%를 추가하는 조치로 맞서면서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에서 성사될 예정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에 변수가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의 최근 희토류 합금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거론하며 “2025년 11월1일부터 (또는 중국이 추가 조치나 변화를 취할 경우 더 빠르게) 미국은 중국에 대해 현재 그들이 내는 관세에 추가로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같은 날부터 핵심 소프트웨어의 대중 수출 통제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의 대중 관세는 평균 55% 수준으로, 100%가 추가되면 평균 155%가 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글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관련,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에이펙 회의에서 시진핑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해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도 거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그것(정상회담)을 할지 모르겠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그곳(한국)에 갈 것”이라며 “아마 우리가 회담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여지를 열어뒀다.
중국은 트럼프 발언을 비판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2일 입장문에서 “걸핏하면 고액 관세로 위협하는 것은 중국과 공존하는 올바른 길이 아니다”며 “우리는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미국이 조속히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고, 양국 정상이 통화에서 한 합의를 가이드로 삼아 어렵게 온 협상 성과를 지키며, 중·미 경제·무역 협상 메커니즘의 역할을 계속 발휘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해 대화의 문은 열어뒀다.
양국은 4월 서로에게 100%가 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대치하다가 ‘휴전’ 후 이견을 조율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2기 첫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최근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와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미국 관련 선박에 순t(톤)당 400위안(약 8만원)의 특별 항만 서비스료 부과 등의 대미 조치를 강화했다. 미국도 미국에 오가는 중국 항공사의 러시아 상공 비행 금지를 추진하며 맞대응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베이징이 지렛대로 보는 것을 워싱턴은 배신으로 보고 있다”며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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