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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여력 하락… 연말 ‘보릿고개’ 오나

입력 : 2025-10-12 20:00:00 수정 : 2025-10-12 21:07:49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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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신한銀, 대출 증가액 목표 초과
시중銀 이어 새마을금고도 한계치
대출모집인 접수 중단 등 관리 나서

정부 DSR 강화 등 규제 확대 추진
연말 수요 몰리는 주담대 불편 예고

예대금리차는 1년 새 2.5배로 확대
금융소비자들 부담 갈수록 커질 듯

시중은행들이 이미 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등 추가 대출 규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연말 ‘대출 보릿고개’가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 시내 주요 은행 ATM 창구 모습. 연합뉴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 중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금융당국에 보고한 ‘연간 대출 증가 목표(경영계획 기준 정책성 상품 제외)’를 초과했다.

 

NH농협은행은 당초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로 2조1200억원을 설정했으나, 지난달 말 이미 2조3202억원을 넘기며 목표 대비 109% 초과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기준 증가액이 1조9668억원으로, 올해 증가액 목표(1조6375억원)를 120% 넘겼다.

다른 은행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각각 8651억원, 1조7111억원으로 집계됐다. 목표 대비 95%, 85% 수준까지 찼다. 2금융권인 새마을금고도 목표치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7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60조2000억원) 대비 약 3.48% 증가했다. 신협 등 나머지 상호금융기관과 저축은행업권도 대출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접수를 중단하는 등 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있다. 통상 연말에 주택담보대출 등 자금 수요가 몰린다는 점에서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은행권은 총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비대면 창구를 닫거나 우대금리 축소 등을 통해 대출금리를 올렸다. 은행들은 연말까지 총량 목표를 준수하지 못하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 허용 한도가 깎이는 불이익을 받는다. 여기에 정부가 DSR을 강화하거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규제를 강화할 경우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대출 절벽’ 우려 속에 점점 벌어지는 예·대 금리차도 금융소비자들에겐 부담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상품 제외)는 지난 8월 신규 취급 기준 평균 1.48%포인트로 지난해 8월(0.57%포인트)에 비해 격차가 약 2.5배 확대됐다. 이는 관련 공시가 시작된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지난해 7월 0.43%포인트로 역대 가장 적은 수준으로 좁혀졌다가 같은 해 10월부터 1% 차로 확대됐다. 올해 들어선 1.5%포인트에 가까워질 만큼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기에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는 계속 낮추면서 가계부채 관리 명분으로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은 탓이다.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내 대출상담 창구 모습. 뉴시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달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49%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떨어지며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대출금리는 4.06%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가 추가 가계대출 규제 대책을 내놓을 경우 예대금리차 확대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이달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축소되고 있는 반면 당국이 추가 대출규제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더 소극적으로 대응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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