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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U도 철강 관세 50 인상… K스틸법 처리 속도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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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9 23:18:57 수정 : 2025-10-09 23: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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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도 철강관세 50% 인상…무관세 혜택도 절반 삭감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이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무관세 쿼터(할당량)를 축소하고 품목 관세를 25%에서 50%로 높이기로 하는 등 무역장벽 높이기에 나서면서 한국의 철강 수출에도 작지 않은 타격이 우려된다. 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EU는 7일(현지시간)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대체할 새로운 저율관세할당(TRQ) 제도 도입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EU가 새로 도입하는 TRQ 초안에 따르면 EU의 철강 수입 쿼터 총량은 기존 세이프가드에 따라 지난해 설정한 연간 3천53만t 대비 47% 줄어든 1천830만t 수준으로 축소된다. 수입 쿼터 초과 물량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50%로 2배가 된다. 사진은 8일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있는 모습. 2025.10.8 xanadu@yna.co.kr/2025-10-08 15:24:02/Media Only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한국의 주력산업이자 ‘산업의 쌀’인 철강업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7일 무관세 쿼터 물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초과 물량에 대한 관세도 종전 25%에서 50%로 높인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철강·알루미늄에 50% 고율 관세를 물린 후 유럽으로 덤핑 물량이 몰리자 EU도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 장벽을 높인 것이다. 중국의 저가공세와 내수악화, 미국의 관세 폭탄에 시달려온 국내 철강업계는 사면초가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EU는 미국과 함께 국산 철강 수출의 양대 시장이다. 한국의 EU 철강 수출액은 지난해 44억8000만달러로 미국(43억5000만달러)과 비슷하다. 미국이 6월부터 외국산 철강 제품에 50%의 품목 관세를 부과한 후 한국 철강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미 철강 수출이 7월 25.9%, 8월 32.1%, 9월 14.7%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 시장인 유럽의 관세 폭탄까지 더해지면 철강업계는 또 한 번 직격탄을 피할 길이 없다.

EU가 국가별 수입 쿼터를 추후 개별협상에서 결정하기로 한 건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지위를 활용해 무관세 쿼터를 최대한 늘려야 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달 중 품목별 대응과 통상방어 등을 포함한 철강산업 고도화방안을 발표한다. 고사 위기에 처한 철강을 살리는 데 아낌없는 지원과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 정치권도 힘을 보태야 한다. 여야 의원 106명이 8월 초 공동 발의한 ‘K스틸법’은 두 달이 넘도록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법안은 철강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5년 단위의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각종 보조금·세제지원과 규제혁신 등의 근거를 담았다. 여야는 K스틸법의 초당적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관세 폭탄 충격이 유독 한국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에서 올 1∼7월 한국은 10위(3.7%)로 지난해 7위(4.0%)에서 세 계단이나 밀려났다.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협상 탓에 우리 기업들은 여전히 고율 관세를 부담하고 있지만, 협상이 타결된 일본과 유럽은 15%대로 낮아졌다.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 기업이 불리한 처지에 몰리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될 일이다. 정부는 감내할 수 있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접점을 찾아 관세협상을 조속히 타결하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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