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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석 연휴에도 볼썽사나운 정쟁 이어간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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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9 23:19:07 수정 : 2025-10-09 23: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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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예능 녹화 놓고 고소·고발까지
대통령실은 與 개혁 속도전 우려
‘밥값’ 하려면 여야 모두 양보하길
4박 5일간의 필리버스터 끝낸 국회 본회의 종료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9일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한 의원들이 4박 5일간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거쳐 5개의 법안 처리를 끝낸 뒤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2025.9.29 hkmpooh@yna.co.kr/2025-09-29 21:20:55/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그제 “(추석) 연휴 기간 정치가 푹 쉬었으니 이제 ‘밥값 하는 정치합시다’라고 (국민의힘에) 제안드린다”며 “연휴 직후 바로 국회 본회의를 열어서 국민이 애타게 기다리는 70여개 비쟁점 민생법안부터 처리하자”고 밝혔다. 민주당은 민생법안 69건 가운데 여야 간 이견이 적은 10여건만이라도 우선 처리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지만, 지금으로선 기대난망이다. 민주당이 바뀌어야 ‘밥값 하는 정치’의 공간이 생기는데 정청래 대표 체제는 지지층만 바라보며 강경 일변도다. 장외 집회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기대고 있는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정치권은 추석 연휴 전 여당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 밀어붙이기와 야당의 필리버스터로 충돌하더니, 연휴 기간에도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경찰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태 와중에 대통령이 예능 프로그램을 녹화한 것은 시점이 부적절했다. 지적하고 넘어가면 될 일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예능 방송 출연이 국가적 재난에 무관심한 사례라면서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한 정쟁 소재로 키웠다. 결국 여야가 상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하는 사태로 발전했다.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가 시정잡배나 다름없는 방식으로 싸우니 개탄스럽다.

민주당은 15일로 예정된 대법원 현장 국감에 조희대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지귀연 부장판사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대법원 국감을 사실상 조희대 청문회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최근 시도당 위원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모든 행보가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잘못된 판단이다. 지지층만 바라보는 입법 폭주를 지속하면 중도층 민심을 잃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다짐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다”는 추석 메시지를 냈다. 우상호 대통령 정무수석은 “가끔 (대통령실과 여당 사이에) 속도라든가 온도에 차이가 난다”면서 “좀 시끄럽지 않게 하는 (개혁) 방식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임기 초반 대통령이 여당 대표와 공개적으로 엇박자를 내는 일은 이례적이다. 국민은 혼란스럽다. 긴밀히 조율해서 밖으로는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국민의힘도 무조건 반대만이 능사가 아니다. 민생법안 처리는 통 크게 협조하고 쟁점 법안에서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관철하는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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