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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경은 어디에?… '오버 투어리즘' 속 커져가는 SNS와 현실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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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3 10:42:09 수정 : 2025-10-03 10:42:05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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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여행은 도박과 같다. 항상 승패와 연관돼 있는데 대체로 원한만큼 얻지 못한다”라는 유명한 격언을 남겼다. 모든 여행은 반드시 어느 정도의 실망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괴테뿐 아니라 모든 여행자들이 이런 실망의 가능성을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먼 곳을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린다.

 

그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가 도래하며 실망의 크기가 너무 커져버렸다. SNS가 만든 환상과 ‘오버투어리즘’ 시대의 여행지 훼손 등이 겹치며 엄청난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생겨난 탓이다. 영국 BBC 방송은 최근 인터넷상에서 크게 화제가 된 여행자의 하소연을 소개했다.

2024년말 쓰레기가 쌓여있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해변을 여행객이 서핑보드를 들고 지나가고 있다. 발리=EPA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발리로 여행을 떠났던 영국인 조이 레이는 지난 7월 호텔방에서 촬영한 유튜브 영상에서 “SNS에서 모두가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봐서 우리는 큰 기대를 안고 발리에 왔다”면서 “하지만, 커피숍 사진을 찍고 줌 아웃하면 현실이 보인다”고 털어놨다.

 

오랫동안 관광객들의 낙원으로 알려져 온 인도네시아 발리에 대한 실망을 토로하는 이 같은 게시물이 최근 전 세계 인터넷에 넘쳐난다, 해변가의 아름다운 레스토랑 옆 계단에 쌓여있는 엄청난 쓰레기, 웅장한 폭포의 절경을 구경하기 위해 발디딜 틈 없이 몰려든 관광객들, 도로의 매연과 소음들까지 관광객들의 실망을 부르는 요소들이 넘쳐난다. 

 

발리의 인프라와 자연환경이 급격히 늘어난 관광객들을 수용하지 못한 탓이다. 지난 10년간 발리의 관광객은 2024년 380만 명에서 지난해 630만 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기록을 갈아치워 7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SNS로 퍼진 아름다운 사진과 영상에 끌린 여행가들이 과거에는 조용했던 해변과 계곡까지 채우며 환경의 훼손과 인프라의 노후화를 가속화했다.

 

SNS 열풍 속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환경과 인프라 훼손 지역은 발리 뿐만이 아니다. 몰타의 코미노섬은 사파이어빛 바다와 조용한 해변이 SNS에 입소문을 타며 ‘블루라군’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나 매일 1만명 이상 몰려든 관광객들을 버티지 못하며 환경파괴가 가속화됐다. 결국, 올해부터는 방문객 수를 5000명으로 제한하는 정책이 도입됐다. 태국 마야베이, 필리핀 보라카이 등도 방문객 급증으로 생태계 파괴 문제가 심각해지며 일시적 폐쇄나 입장 제한, 환경세 등의 조치가 속속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책도 한시적일뿐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밖에 없다. 입장 제한을 피해 또 다른 자연이 ‘SNS 명소’가 되고 환경과 인프라 훼손이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SNS 시대에 맞는 여행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행 작가 기젤라 윌리엄스는 BBC에 “SNS가 대중의 인식을 지배하게 되면서 한 장소를 이해하는 방식이 매우 피상적으로 변했다. 사진만 보고 곧바로 큰 기대를 담고 그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면서  이미지가 아닌 경험의 가치를 담은 여행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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