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개 기관 사용… 외부백업 안 돼
엿새째 전산망 복구 15.9% 그쳐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74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19만1000여명이 저장한 업무자료가 모두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국정자원 대전 본원 5층 7-1전산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96개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가운데 이 중에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자료 저장소인 ‘G드라이브’도 있었다. G드라이브는 중앙행정기관인 48개, 위원회 26개 등 총 74개 기관에서 국가공무원 19만1000여명이 가입된 저장장치로, 이들 공무원은 직무상 생산하거나 취득한 업무자료를 이곳에 저장한다.

행안부는 2018년 ‘G드라이브 이용지침’을 마련해 ‘생산·관리되는 모든 업무자료는 PC에 저장하지 말고, G드라이브에 저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해왔다. G드라이브는 대용량, 저성능 스토리지로 외부 백업이 이뤄지지 않는다. 중대본에 따르면 G드라이브 사용 용량은 올해 8월 기준 858TB(1024GB)다. 사용대상자는 국가공무원 75만명 전체로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1TB가 A4 26억장 분량임을 감안하면 A4 2조2308억장 분량의 개인 업무자료가 모두 사라진 것이다.
G드라이브는 중앙부처별로 사용 편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공무원 시험 준비생의 사무실 무단침입 사건을 겪었던 인사혁신처의 경우 모든 업무용 개인자료를 G드라이브에 저장하도록 해와 이번 화재사태에 따른 자료 소실 피해가 큰 상황이다. 인사처는 최근 1개월 이내 개별 공무원의 업무용 PC 내 파일 복구를 하고, 이메일이나 공문, 인쇄물 등을 통해 업무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무원 개인 업무용 자료 외에 공식적인 결재와 보고가 이뤄진 공문서는 G드라이브뿐만 아니라 공무원 업무시스템인 온나라시스템에도 저장돼 온나라 정상화 이후 공문서 자료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 엿새째인 이날 국가전산망 복구율은 오후 8시 기준 15.9%를 나타내고 있다. 화재로 가동이 중단된 총 647개 정보 시스템(서비스) 중 103개가 복구됐다. 김민재 중대본 제1차장(행안부 차관)은 “복구 현장에는 매일 전문업체 인력 576명이 투입돼 복구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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