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AI 거품론 본격화? 기업 15%만 “완전 자율 AI에이전트 도입할 것”

입력 : 2025-10-02 06:00:00 수정 : 2025-10-02 09:07:06
이동수 기자 ds@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가트너, 글로벌 IT 리더 설문

75% “시범 준비·배포” 응답 불구
절반은 “생산성 혁신 미미” 부정적
보안 위협·환각 방지 역량 불신 커
“AI 활용·측정법 합의가 성공 핵심”

최근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다시 부상하는 가운데, 글로벌 정보기술(IT) 리더들의 절반 이상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 시스템 ‘AI 에이전트’가 기업 생산성에 혁신적인 수준의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사람의 감독 없이 목표를 수행하는 ‘완전 자율 AI 에이전트’의 경우 도입을 고려 중인 비율이 15%에 불과했다.

 

글로벌 리서치기관 가트너는 지난 5∼6월 북미, 유럽, 아시아태평양 기업의 IT 리더 360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가 기업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조사에선 이미 대다수 글로벌 기업들이 업무에 생성형 AI의 다음 단계인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며 생산성 증대를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IT 리더 75%가 이미 AI 에이전트를 시범 도입했거나 배포했다고 답했다.

 

생성형 AI가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텍스트·이미지 등 새로운 콘텐츠를 창작하는 도구라면, AI 에이전트는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스로 계획·행동할 수 있고 다른 AI 에이전트들과의 협력도 가능한 ‘AI 비서’에 가깝다. 오픈AI, 구글, 앤스로픽 등 주요 AI 공급업체들은 AI 에이전트가 고도화해 완전 자율 수준으로 나아가면 현재의 생성형 AI를 대체하고 진정한 AI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조사에선 AI 에이전트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불신이 교차하는 기업 현장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이미 수많은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도입했지만, AI 공급업체의 기대만큼 생산성이 혁신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26%에 머물러서다. 응답자 53%는 생산성 혁신까진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20%는 생산성이 다소 증가하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

 

맥스 고스 가트너 시니어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AI 에이전트를 둘러싼 과대광고가 계속 확산 중”이라면서 “AI 공급업체의 보안, 할루시네이션(환각) 방지 역량에 대한 신뢰 부족이 진정한 AI 에이전트 구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에선 AI 공급업체의 환각 방지 기능을 완전히 신뢰한다는 응답은 19%에 그친 반면, AI 에이전트가 조직 내 정보보안의 공격하는 새로운 경로가 될 것이라는 응답은 74%에 달했다.

 

같은 맥락으로 IT 리더들은 AI 에이전트가 향후 2~4년 내에 애플리케이션이나 인력을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이 작다고 전망했다. AI 에이전트가 인력을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에 강력히 동의한 응답자는 7%였다. 고스 애널리스트는 “(AI 에이전트가) 겨우 1년 남짓한 기술임을 고려할 때 이 수치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기업 현장에선 AI 에이전트 도입으로 기대하는 성과, 활용 방식에 대한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었다. AI 활용 목적에 대한 IT와 비즈니스 직원, 경영진 간 의견이 매우 일치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14%에 불과해서다.

 

고스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AI 활용 목표와 그 가치 측정 방법에 대한 합의가 성공적인 AI 배포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 이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에선 의견이 일치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AI 에이전트를 혁신적이라고 평가할 가능성이 1.6배 높고, 생성형 AI 도구에서 가치를 발견할 가능성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I 거품론은 최근 엔비디아와 오픈AI가 10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다시금 불붙고 있다. 양사의 파트너십이 엔비디아는 오픈AI에 자금을 지원하고 오픈AI는 수익을 내면 그 돈으로 엔비디아의 AI칩을 구매하는 ‘순환출자’ 구조로 형성돼서다. 미국 월가에선 이 같은 방식이 과거 닷컴버블 시기 통신장비 업체들이 매출 유지를 위해 사용한 ‘돌려막기’ 수법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오피니언

포토

이유비, ‘겨울 요정’
  • 이유비, ‘겨울 요정’
  • 한그루, 한복 여신 비주얼
  • 아이브 가을 '상큼 발랄'
  • 원지안 '매력적인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