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두고 고액권인 5만원권 새 지폐 수요가 해마다 늘고 있다. 반면 1만원권과 5000원권 소액은 교환액이 갈수록 줄고 있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설을 앞둔 1월 13∼24일 총 343억4000만원어치 화폐를 바꿔줬다.

이 중 5만원권은 158억60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년 전인 지난해 설(148억8000만원)보다 10억 원 가량 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만원권 교환은 지난해 설 149억3000만원에서 올해 설 140억1000만원으로 오히려 10억원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5000원권은 28억원에서 27억8000만원으로, 1000원권은 16억9000만원에서 17억원으로 교환액에 큰 변동이 없었다.
눈에 띄는 것은 올해부터 새 동전 교환이 아예 사라졌다는 점이다.
올해 설에는 10원, 50원, 100원, 500원 등 모든 종류의 주화 교환액이 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설까지만 해도 10원화 10만원, 50원화 50만원, 100원화 200만원, 500원화 900만원 등 새 동전을 찾아가던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최근 현금 사용이 줄어든 데다 물가 상승까지 겹쳐 동전 수요 자체가 미미해진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추석을 앞두고 10월 2일까지 신권을 교환해준다.
차규근 의원은 "시중은행 대기 시간이 길면 한은을 이용해 신권을 교환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많은 국민이 화폐 교환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한은이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시중에서 5만원권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용기(경기 화성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화폐 수급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5만원권 발행액은 약 12조원이며, 환수액은 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방역 규제 완화로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환수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2024년 상반기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화폐 보유의 기회비용이 낮아지면서 전년 대비 환수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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