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계열 브랜드 이니스프리가 신제품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가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으며 논란에 휩싸였다.

회사는 곧바로 사과문을 내고 문제가 된 장면을 삭제했지만, 브랜드 감각과 윤리적 책임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논란의 장면, 왜 문제가 됐나?
25일 업계에 따르면 문제가 된 영상은 이니스프리가 최근 선보인 신제품 ‘밀크 에센스’ 홍보 콘텐츠다.
여성 인플루언서가 등장해 흰색 액체 제형의 제품을 얼굴에 붓는 장면이 포함됐다. 화면에는 ‘피부가 좋아지는 우유?’라는 자막이 삽입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해당 연출이 특정 이미지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브랜드 이미지와 맞지 않는 선정적 표현” “제품 특성을 강조하려다 오히려 불편함을 준 사례”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니스프리는 지난 24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일부 고객님들께 불편을 드렸다”며 사과했다.
동시에 문제의 장면을 삭제했다. 향후에는 콘텐츠 기획부터 최종 검수까지 전 과정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니스프리는 “소비자 신뢰가 브랜드의 가장 큰 자산임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는 보다 신중하고 책임 있는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신제품 홍보 과정에서 종종 과감한 연출을 시도하다가 ‘성적 대상화’나 ‘사회적 편견 조장’ 등의 이유로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소비자 감수성, 기준이 된다”
전문가들은 “빠른 확산력이 강점인 디지털 광고일수록 초기 기획 단계에서의 감수성과 윤리적 검토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특히 MZ세대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 효능만이 아니라 브랜드가 보여주는 가치관과 태도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번 사태 역시 제품 자체보다는 기업의 ‘사회적 메시지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
그러나 ‘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화장품 브랜드가 어떤 감수성을 가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광고는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수단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사회적 책임을 드러내는 창구다.
이니스프리가 내세운 사과와 개선 약속이 앞으로의 마케팅 전략에서 실제로 어떻게 구현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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