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관광 활성화에 안간힘
전국 관광지마다 음식점 바가지·불친절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가 대표 메뉴인 은갈치조림·구이 가격을 내리고 1인분 메뉴를 내놓는 등 ‘가성비 높은 제주관광 만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4일 제주도에 따르면 오영훈 지사는 최근 제주시 용담동 갈치 요리 전문점을 찾아 1인분에 1만9000원인 1인 갈치조림을 주문해 먹었다. 이 식당에서는 3명까지 먹을 수 있는 은갈치 통구이가 3만8000원에 판매됐다.

제주시 내 또 다른 갈치 음식점도 1만원대에 갈치조림 1인 메뉴를 선보였다. 또 은갈치 구이를 토막으로 판매하는 곳도 있다.
‘그래도 다른 지방보다 비싼 것 아니냐’는 오 지사 물음에 김병효 한국외식업중앙회 제주지회장은 “제주에선 주낙(낚시줄을 줄줄이 이은 어업)으로 잡아 은빛 비늘이 살아 있는 은갈치를 사용한다”며 “비싸지만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만큼 은갈치를 쓰면서도 가격을 최저로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갈치는 주로 낚시로 한 마리씩 잡아 은빛 비늘이 잘 보존되어 상품성과 가격이 다른 지역에서 잡히는 갈치보다 2배 이상 높다.
제주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갈치 요리는 조림이나 통구이가 대개 3∼4인분이어서 혼밥족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지만 최근 1인 메뉴를 선보이는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여행 비용에 대한 평가를 빠르게 공유하는 상황에서 이런 고물가 이미지는 제주에 큰 걸림돌이었다. ‘그 가격이면 일본이나 동남아 여행이 가성비 좋다’는 취지의 게시물이 많았다. 이와 맞물려 기존의 제주 은갈치는 높은 몸값에 바가지 음식의 대표 격으로 불렸다. 일부 식당에 큰 성체 생물 갈치의 경우 한 토막에 3만원 이상, 통구이 한 마리에 10만원 이상이란 가격표가 붙어 있어서다.
여기에 ‘비계 삼겹살, 불친절’(울릉도)이나 ‘바가지 요금’(제주도, 부산), ‘1인 불친절’(여수) 등 문제가 불거졌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관광객들이 여행지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경비, 특히 음식 가격을 꼽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가성비 높은 제주관광 만들기’ 운동을 통해 갈치요리 음식점 200여곳을 대상으로 1인 메뉴 판매와 가격 세분화 등을 통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관광객이 만족하는 합리적 가격과 서비스가 곧 제주 경쟁력”이라며 “외식업계가 자발적으로 동참해 준다면 제주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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